위로가기 버튼

토성마을 육필시 43인전

등록일 2026-01-25 15:47 게재일 2026-01-26 12면
스크랩버튼
백천 서상언 화백의 ‘한글 매화전’도 함께 열려
Second alt text
토성마을 다락방에서 열린 ‘제1회 토성마을 육필시 43인전’ 행사 모습.

육필시 사랑모임(대표 김동원)은 지난 21일 대구 서구 토성마을 다락방에서 '제1회 토성마을 육필시 43인전’과 백천 서상언 화백의 ‘한글 매화전’을 열고, 손글씨와 한글 예술이 어우러진 시화의 향연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디지털 문명이 일상화된 시대 속에서 육필 시와 한글 회화의 본질적 가치를 되짚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정지홍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수관 서구문인협회장을 비롯해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 추진위원회 관계자, 비산2·3동 주민자치위원회, 토성마을 협동조합장과 지역 문인 등 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주민과 예술인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행사는 토성마을이 지닌 공동체적 정서와 예술적 감수성을 함께 나누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됐다.

행사의 막은 기타리스트 김창권의 연주곡 ‘사랑’으로 열렸다. 이어 김상환 문학평론가는 육필시의 미학과 의미를 주제로 강평에 나서, 손으로 쓴 시가 지닌 물성과 시간성, 그리고 시인의 체온이 고스란히 담긴 육필시만의 힘을 짚어 주목을 받았다.

본격적인 시 낭송도 이어졌다. 이난희 시인의 ‘엄마의 상자’, 김형범 시인의 ‘꽃’, 전화정 시인의 ‘그녀를 펴다’, 정숙 시인의 ‘능소화 폭포’가 차례로 낭송되며 각기 다른 삶의 결과 감정이 육필의 결로 관객에게 전해졌다.

이어진 육필시 낭독에서는 배상근 시인이 중후한 목소리로 ‘나이를 접는 방식’을 낭송해 깊은 공감을 자아냈으며 서하 시인의 ‘사문진 일몰’, 이정하 시인의 ‘지나가는 것’이 연이어 소개됐다. 소프라노 이은경은 ‘꽃구름 속에서’와 국악 버전의 ‘아름다운 나라’를 열창하며 행사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정지홍 시인은 닫는 시 ‘쪼비’를 낭송하며 시화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육필시 사랑모임 김동원 대표는 인사말에서 “시인이 끝내 돌아갈 자리는 토성마을처럼 원형을 지닌 순수함”이라며 “무지한 인간이 세운 도시의 빌딩이 아니라, 늙은 할머니의 굽은 잔등처럼 정겨운 골목길이 시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함께 열린 백천 서상언 화백의 ‘한글 매화전’ 역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매화도에서는 시도된 바 없는 한글 자모를 붉은 화점으로 표현한 점이다. 서상언 화백은 자음과 모음을 번갈아 매화가지 위에 점 찍듯 배치함으로써, 한글 문자가 지닌 조형성과 회화적 가능성을 새롭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방종현 시민기자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