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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산화물 층 비틀어 ‘전자 울타리’ 만든다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1-18 13:39 게재일 2026-01-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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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영 교수. /포스텍 제공

두 장의 그물망을 겹쳐 살짝 돌리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무늬가 나타난다. 이른바 ‘모아레(Moire) 무늬’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런 원리를 이용해 단단한 산화물 결정 두 층을 비틀어 쌓는 것만으로도 전자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최시영 교수 연구팀은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일본 도쿄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특정 각도로 뒤틀린 산화물 계면에서 전자를 가두거나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이처럼 층을 비틀어 물리적 특성을 바꾸는 연구는 그래핀 같은 얇은 2차원 소재에 국한돼 왔다. 산화물은 단단한 3차원 결정 구조라 뒤틀린 계면을 정교하게 만들고 분석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스트론튬 타이타네이트(SrTiO₃)’라는 산화물 결정에 특정 각도를 적용해 원자들이 주기적으로 일치하는 ‘겹침 자리 격자’ 조건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 뒤틀린 계면에는 네 가지 서로 다른 원자 배열이 반복되는 ‘모아레 초격자’가 형성됐다.

특히 특정 원자 배열에서는 내부의 ‘산소 팔면체’ 구조가 미세하게 찌그러지면서 전자가 모이거나 흩어지는 ‘전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다. 마치 방 안의 가구 배치에 따라 사람의 동선이 달라지듯, 원자 배열 자체가 전자의 움직임을 규정하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옹스트롬(Å·1억 분의 1cm) 단위까지 관찰할 수 있는 초정밀 현미경 기법을 동원해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최시영 교수는 “2차원 소재에 머물던 뒤틀림 연구를 3차원 산화물 분야로 확장한 성과”라며 “앞으로 뒤틀림 각도가 차세대 전자소자와 기능성 소재의 특성을 제어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 보충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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