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의결을 두고 당내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1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치적 해결과 당의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가 소명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재심 청구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며 “재심 기간까지 최고위원회에서 윤리위 결정에 대해 의결하지 않겠다”며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윤리위로부터 징계받은 당사자는 징계 의결 통지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재심 청구 기한은 오는 24일까지이지만 재심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어진 비공개 의원총회는 사실상 윤리위 결정을 비판하는 성토장이 됐다.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의총에서 초·재선 의원뿐 아니라 중진 의원들까지 발언에 나섰고, 제명에 찬성하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오후에 열린 규탄대회 직전까지 자리를 지키며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6선 조경태 의원은 “통합과 단합의 시간인데 한 전 대표 제명이 과연 이 시점에 우리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길 바란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5선 윤상현 의원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사태는 법률문제로 치환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소명이 부족했고 윤리위 처분도 과했다”며 “책임을 묻되 상처를 봉합하고, 갈등·분열하는 당을 모으는 게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TK) 지역 여러 의원도 정치적 수습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은 “대표가 당을 운영할 때는 여러 의원의 의견을 잘 듣고 그 의견을 종합해서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은 “열흘의 시간이 주어진 만큼 소통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내 소장·혁신파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장 대표는 윤리위나 당무감사위는 본인과 관계없이 독립적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각을 담아 제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의총에서 발언했다”면서도 한 전 대표를 향해 “억울하더라도 이 문제가 이렇게 된 데 대해 당원과 국민께 송구하다고 표현하고 화합하면서 가야 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지각한 학생을 퇴학시키려는 상황’이라는 표현도 있었고, 송구한 마음을 표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며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지도부 일각에서는 윤리위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날 김민수 최고위원은 “당게 사태의 본질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당의 원칙과 기강을 바로 세우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윤리위의 고견 어린 판단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는 한 전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광한 신임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이기적인 개인의 정치적 탐욕 때문에 전체를 퇴행시키는 착취적 정치행태를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