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바닷가에서 목선에 올라 뱃일로 잔뼈가 굵은 노인들은 두 눈을 무섭게 뜨고 동네 아낙과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너희들 모두 조심해야 돼. 이 괴기(생선)를 함부로 먹다간 혀가 목구멍을 막아 죽게 되니까. 알겠지?”
볼을 부풀리며 풍선처럼 몸을 변화시키기도 하는 복어는 재밌게 생긴 생선인 동시에 맛도 기막히다.
얼큰하게 탕으로 먹어도, 무럭무럭 김 오르는 솥에서 쪄 먹어도, 부드러운 내장을 숯불에 살살 구워 야금야금 맛봐도.
그러나, 아름다운 꽃 장미가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것처럼, 복어에게선 위험한 독이 발견된다. 극소량만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히는. 이름하여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다.
저 멀리 화성과 목성으로 우주선을 보내고, AI가 똑똑한 학자와 교수 1000명의 역할을 대신하는 ‘과학의 시대’인 21세기.
그럼에도 인류는 아직 테트로도톡신을 해독하는 약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서다. 복어는 그걸 먹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줘왔다. 일생 어촌에서 살아오며 회갑과 칠순을 넘긴 할머니도 함부로 칼을 들어 복어를 손질하지 않는다.
복어와 일부 망둑어과 물고기, 몇몇 문어가 가진 테트로도톡신은 독성이 청산가리의 5~15배에 이른다. 16mg만으로도 70kg 안팎의 성인 남성을 12시간 안에 죽일 수 있는 맹독이다. “자격 없이 복어를 손질해 밥상에 올리는 건 살인 행위”란 말은 그래서 나왔다
그러니, 복어를 먹을 때는 반드시 전문요리사의 손을 거쳐야 하는 게 섭식의 제1원칙이 돼야 마땅하다. ‘복어 요리는 전문가에게!’ 이는 어떤 미식가도 잊어서는 안 될 경구(警句)이기도 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