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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법사위 ‘항명검사 18명 고발’ “대통령 순방 중” 지도부 당혹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11-20 19:53 게재일 2025-11-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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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 조치와 관련해 의견 충돌이 빚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고발에 나섰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당 지도부가 불편한 기류를 드러낸 것이다.

20일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며 “회의에서도 이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법사위 여당 간사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고발에는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 범여권 법사위원들도 함께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김병기 원내대표는 즉각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민감한 사안일수록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가야 한다. 협의가 필요했다”며 “뒷감당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직접 언급을 피했지만,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마다 민주당 내부에서 정치 현안이 돌출해 외교 성과가 묻히는 상황이 반복되는 데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당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지도부와 협의 없이 ‘조희대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 의결을 강행해 잡음이 일었다. 김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대통령이 해외 나갈 때마다 당에서 이상한 얘기가 나와 성과가 묻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사장 고발이 당내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일부 법사위원들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법사위 소속 김기표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의 집단행동에 어떻게 대응할지 다양한 의견이 있었고, 고발 여부도 치열하게 논쟁했다”며 “엄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져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토론 과정에서 원내지도부와의 논의 여부를 따로 확인하진 않았다”며 “결론이 나면 간사나 위원장이 지도부와 교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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