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수집률 45.8%에도 산불 위험은 여전
최근 10년간 경북 지역 산림에서 발생한 간벌목의 수집률이 평균 4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35.2%)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간벌목이 산지에 방치되고 있어 산불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간벌목 수집률은 평균 35.2%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경북은 45.8%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지만, 간벌된 목재 10그루 중 5그루 이상은 여전히 산지에 남아 있는 셈이다.
간벌은 나무의 생육을 돕기 위해 밀집된 수목을 솎아내는 작업으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벌목은 산림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관리지침’에 따라 최대한 수집·활용하거나 안전한 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침과 괴리가 크다.
경북 북부권의 한 산림조합 관계자는 “예산 부족과 험준한 지형,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간벌목을 제때 수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경제성이 낮은 지역은 수집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방치된 간벌목은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올해 4월 발표한 ‘미국 LA 대형산불 주요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의 확산에는 연료량 증가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북은 최근 몇 년간 봄철 건조기와 강풍이 겹치며 산불 위험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임미애 의원은 “숲 가꾸기의 목적은 단순한 벌목이 아니라 건강한 숲 관리와 산불 예방”이라며 “사업 물량 확대보다 지침에 따른 품질 중심의 숲가꾸기로 전환해야 한다. 방치된 산물을 신속히 반출할 수 있도록 수집비용을 현실화하고, 지자체의 수집·운반 실적을 관리지표로 반영해 책임성과 실적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간벌목 수집률을 높이기 위한 예산 확보와 장비 지원 방안을 산림청과 협의 중”이라며 “산불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올해 봄 발생한 산불로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일대에서 10만ha 이사의 산림이 피해를 입은 바 있어, 간벌목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