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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가 공실률 8.78%… 경주·구미 최악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9-24 17:35 게재일 2025-09-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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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경산시청 공실률0%
경주도심 22%·구미산단 15%
지자체차원 배후수요확보시급

경북 지역 상권의 체온계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지역 경기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요 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말 현재 전국 평균 소규모상가 공실률은 7.49%인 반면 경북은 8.78%로 1.3%포인트 높았다. 
이는 수도권과 대도시의 소비·투자 집중에 따른 지방 상권의 체력 약화를 시사한다.

 

△지역별 편차 뚜렷…경주 21.99%, 구미 15%대

 

세부 지역별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경주시의 도심 공실률은 21.99%에 달했다. 직전분기 대비 –3.12%포인트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전국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가 늘어나면서 상권이 분산된 데다 코로나19사태 이후의 관광산업 회복이 불완전하고 청년 인구 유출까지 겹친 결과다. 

 

구미 산업단지 일대도 상황은 심각하다. 구미산단 공실률은 15.16%였고, 구미역 인근 상권은 12.66%로 높았다. 산단 외곽 선주원남동은 4.01%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이는 상권 규모 자체가 작고 생활형 수요로 인한 안정세 덕분이다. 

 

영주시 가흥택지개발지구는 6.27%로 전국 평균보다 낮고, 전 분기 대비 –1.53%포인트 개선되며 회복세를 보였다. 반대로 경산시청 인근은 0%로 집계돼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이는 조사 표본상의 특성과 행정타운 중심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경기 둔화·인구 감소·온라인 소비 확산 삼중고

 

경북의 높은 공실률은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된다. 
첫째, 경기 둔화로 자영업 창업 수요 자체가 줄었다. 고금리와 소비 위축 속에서 신규 임차인은 줄고 기존 점포도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둘째,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 지방 상권의 소비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대학생·청년층 비중이 높은 경산, 구미 등은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셋째, 온라인 소비 확산과 비대면 서비스 보편화로 오프라인 점포 의존도가 낮아졌다. 팬데믹을 거치며 자리잡은 비대면 소비 트렌드는 경북 소도시 상권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일부 지역 회복 조짐…관광·주거 수요 결합 중요

 

모든 지역이 악화 일변도만은 아니었다. 영주시 가흥택지개발지구는 아파트 입주와 상권 형성 효과로 공실률이 개선됐다. 경북 북부권 일부 지역도 생활형 수요에 기반한 안정세가 관찰된다. 전문가들은 “주거 수요와 결합한 생활형 상권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지방 상권 회복의 관건은 배후 수요 확보”라고 진단했다.

 

관광산업과 연계된 상권도 잠재력은 있다. 경주는 세계문화유산과 관광객 기반이 있어, 관광수요가 회복되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관광은 계절성·일시성 한계가 커 상시적 소비를 이끌 생활인구 확보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책적 대응 필요
경주·구미처럼 도심 상가 공실률이 10%를 훌쩍 넘는 지역은 상권 붕괴 우려 등 지역 경제 전반의 부담요인이다. 상가 임대수익 악화는 건물주의 재투자 포기, 지역 금융의 건전성 악화로도 파급된다. 특히 상권 공동화는 도시 경쟁력의 약화와 인구 유출 가속화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지자체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 

 

지역의 경제전문가들은 △도심 재생사업과 연계한 특화상권 조성 △관광자원·지역 특산품과 연계한 상권 마케팅 △소규모 창업자금·임대료 지원제도 활성화 등을 주요 대책으로 꼽는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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