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예술+기술+교육으로 미래 디자인
단순한 예술 체험으로만 여겨졌던 창의적 문화예술 교육이 시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문화예술 교육 향유가 참여자를 능동적인 주체로 이끌어 시민 개개인에게는 내적 풍요와 행복감을 높이는 계기를, 사회에는 연대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토대가 되고 있다. 포항시 출자·출연기관인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전담팀(TF) 신설과 국비 유치를 통해 ‘꿈의 무용단’, ‘가가호호’ 등 계층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람 중심 도시’ 구현에 나선다. 또한 ‘제6의 섬 예술기술융합 놀이터’, ‘포항 AI 영화제’, ‘공예+기술 실험실’ 등 예술과 최첨단 기술의 융합 프로젝트를 추진, 시민 주도 문화 조성에 집중한다.
포항문화재단, 전담팀 신설·국비 4억8800만원 확보
꿈의 무용단·포항 AI 영화제 등 융합형 예술교육 추진
교육 사각지대 해소·인재 양성… 도시 정체성 재정립
◇‘문화예술아카데미 전담팀(TF)’ 신설, 체계 재정비… 4억8800만원 국비 유치
포항문화재단이 올해 초 ‘문화예술아카데미 전담팀(TF)’을 구성하며 예술교육 사업에 날개를 달았다. 기존 부서별로 분산됐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합 관리해 기획력과 실행력을 극대화한 이 팀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공모사업에서만 총 4건, 4억88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하며 ‘교육도시 포항’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동부터 청년까지,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교육 사각지대 해소
가장 주목받는 사업은 ‘꿈의 무용단 포항’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공모에 선정된 이 프로젝트는 5년간 국비 지원을 받아 진행되며, 아동·청소년이 무용을 통해 자기표현과 공동체 감각을 키우는 장기 프로젝트다.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닌 감정 교류와 예술적 소통에 초점을 맞춰 무용을 통해 자기 이해와 타인과의 소통 능력을 키우며, 예술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또 ‘가가호호(家加好好)’ 프로그램은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등 문화적 접근성이 낮은 계층을 대상으로 감정표현·미술놀이·신체 퍼포먼스 등 가족 소통 프로그램을 제공해 정서적 치유와 유대 강화를 도모한다.
△내년 신규 사업 통해 ‘창의인재 양성’ 가속화
2026년에는 ‘문화기획자 양성 아카데미’와 ‘아트브릿지 캠프’가 본격 가동된다.
문화기획자 양성 아카데미는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문화기획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우고 지역 문화 생태계의 인적 기반을 확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 문화기획자를 새롭게 발굴하고, 시민·예술가·지역 자원을 연결하는 실습형 프로젝트로서 최종 결과물을 지역 축제 및 문화행사와 연계해 실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아트브릿지 캠프(Art Bridge Camp)는 문학·미술·음악·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기반으로 장르별 거장 및 전문가를 초빙해 창작 체험, 마스터클래스, 특화 워크숍 등을 운영하는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하며, 예술 장르 간 융합을 통해 참여자들에게 ‘예술로 사고하고, 예술로 연결하는’ 창작 경험을 제공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교육은 시민의 삶과 도시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포항이 산업도시에서 벗어나 창의교육도시로 도약하는 데 교육이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술과 기술, 산업의 경계를 허물다···‘융합창작 생태계’ 가동
포항문화재단은 첨단기술과 예술, 산업과 시민을 연결하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 역량을 극대화하며 지역 창작 생태계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제6의 섬 예술기술융합 놀이터', ‘포항 AI 영화제’, 그리고 새롭게 시작된 환동해 공예산업 특화지역 조성 사업 등은 창의와 협업, 융합을 기반으로 한 포항형 문화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예술기술의 실험정신, ‘제6의 섬’ 프로젝트: 과학과 예술의 컬래버레이션
포항문화재단은 지난 6월 24~27일 예술과 기술, 놀이를 융합한 창작 실험 플랫폼 ‘제6의 섬 예술기술융합 놀이터’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포항의 장소성과 역사, 산업 자원을 바탕으로 한 리서치와 협업을 통해 총 8개의 프로토타입 작품이 제작됐으며, 각 작품은 디지털 인터랙티브, 증강현실, 센서 기반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기술 매체와 예술적 상상력의 접점을 보여줬다. 과학기관과의 협업은 지역의 과학 인프라가 예술 창작의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줬으며,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가능성도 제시했다.
△AI로 그리는 포항 이야기: 시민 참여형 영화제와 워크숍
AI(인공지능) 영상 제작 워크숍(7월 30~8월 21일)은 20명의 시민이 참여해 직접 스토리를 기획하고, 생성형 AI 툴을 활용해 영상을 제작하는 실습형 프로그램이다.
시민들은 자신의 삶, 환경, 지역문화 등의 주제를 AI와 결합해 3~5분 분량의 창작물을 완성했으며, 해당 영상은 오는 11월 AI 시민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어서 열린 ‘AI 시네마 캠프: 포항’(8월 27~29일)에서는 전문 창작자들이 팀을 이뤄 AI 기술과 로컬 스토리를 결합한 단편영화를 제작했다. 이 캠프는 포항의 정체성을 반영한 콘텐츠 제작 모델을 제시했다.
△기술과 손의 기억이 만나다: ‘공예+기술 실험실’ 워크숍 개시
9월부터 시작된 금속공예 기반의 ‘공예+기술 실험실(Craft+Tech LABS)’ 워크숍은 금속 기술 분야 퇴직자, 공예작가, 디지털 기술 청년이 함께 참여하는 융합형 공예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술과 전통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 가치를 창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스터 매칭 워크숍’은 철강 퇴직자와 작가가 금속 공예 작품을 공동 제작하며, ‘기술×공예 융합 워크숍’은 디지털 기술과 전통 공예의 결합을 시도한다. 모든 결과물은 오는 12월 전시를 통해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문화예술교육은 시민의 삶을 바꾸는 동시에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열쇠”라며 “앞으로도 예술교육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 자원을 창의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