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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성의 SNS ‘로맨스 스캠’ 조심要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7-09 18:20 게재일 2025-07-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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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 계획중이라며 접근
변호사·유산상속자 신분위장
결혼, 미래 대비 ‘가스라이팅’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를 노려 데이팅 앱이나 SNS에서 외국인 친구인 척 접근해 장기간 애정 공세를 펼친 뒤, 피해자의 마음을 얻었다고 확신하면 본색을 드러내는 ‘로맨스 스캠’ 수법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이란, 온라인상에서 호감을 얻은 후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방식이다.△로맨스 스캠 가상자산 투자사기의 유인 수법과 특징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보면, 사기범들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피해자를 현혹한다.

첫째, SNS나 데이팅 앱 등을 통해 외국인(주로 일본, 태국 국적)이 한국 여행을 준비 중이라며 여행지나 음식 등을 추천해 달라고 접근한다.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외국인 또는 한국계 미국인 등도 자주 등장한다.

둘째, 인플루언서의 사진 등을 도용해 매력적인 이성으로 위장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며 피해자의 신뢰를 얻는다. 이들은 자신을 변호사, 전문투자자, 유산 상속자 등으로 소개하며 신뢰를 유도한다.

셋째, 피해자와 감정적으로 가까워졌다고 판단되면 결혼이나 자녀 계획 등 미래를 이야기하며 심리적 지배를 시도한다. 이후 투자 성공담을 들려주며 결혼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에게도 투자를 권유한다. 이른바 ‘가스라이팅’이다.

넷째, 가짜 가상자산거래소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소액 투자로 수익이 나는 것처럼 조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실제 출금이 가능해 피해자가 거래소를 신뢰하게 된다.

다섯째, 거액을 입금하도록 유도하고, 출금을 차단한 뒤 세금 등을 이유로 추가 자금을 요구한다. 피해자가 더는 자금을 보낼 수 없거나 사기를 의심하게 되면 사기범은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

△로맨스 스캠 가상자산 투자사기 주요 피해 사례
50대 A씨는 2025년 4월경 데이팅 앱을 통해 일본 국적의 여성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A씨는 프로필 사진에 호감을 느껴 46일간 매일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형성했다.

A씨는 B씨와 연인 관계가 되었다고 믿고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이후 B씨는 결혼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신이 투자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입하고 투자를 하라고 요구했다.

코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A씨는 망설였지만, B씨가 떠날까 봐 두려운 마음에 20만 원을 투자했다. 소액 수익이 발생하고 출금까지 가능하자 B씨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그러나 B씨는 점차 더 큰 금액을 요구했고, A씨는 총 1억 520만 원을 투자했다.

이후 하루에 5%씩 세금이 붙는다는 말에 추가 납입을 요구받았고, 자금이 부족해 더 이상 응하지 못하자 B씨는 이별을 통보하고 잠적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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