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5월 외식비 가격 동향 조사 결과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 냉면값이 최초로 1만원대에 도달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의 ‘5월 외식비 가격동향’에 따르면 경북지역 냉면값은 4월 9923원에서 77원 오른 1만원을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의 경우 냉면값이 이미 1만원을 돌파한 지 오래지만, 경북은 9000원대로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해왔다.
가격 상승률 또한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올해초 9538원에서 1~5월 중 462원 오르며 4.8%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서울은 1.9% 오르는데 그쳤다.
포항시민 김정숙씨(38)는 “냉면을 1만원 이상 주고 사 먹기에는 부담스럽다”라며 “요즘 냉면 밀키트가 잘 나와서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외식 메뉴로는 다른 메뉴를 고를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냉면 한 그릇에 1만 원을 넘어섰던 다른 지역들은 이제 급격히 오를 여지가 없는 데 반해 경북은 올해들어 지역 경기 부진과 식당 등 소상공인들의 경영악화가 가격인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5월초 기준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중도매가)은 1㎏당 3285원으로 전년대비 9.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전문가는 “메밀 값이 하락했음에도 냉면 가격이 계속 오름세인 것은 다른 식자재비와 인건비, 가게 임대료 등 전반적 영업 비용이 늘어난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역경제 한 전문가는 “경북지역의 경우 구미, 경주, 포항 등의 주요 산업 도시들은 기본적인 수요가 있어서 특별한 요인이 없는한 노동자들의 가격민감도가 높은 편이라 다른 지역과 달리 가격 인상이 더딘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쩌면 올해들어 미국 대통령의 관세부과로 철강, 자동차 부품 등 주력산업이 타격을 받고 경기가 부진하다 보니 식당 운영도 어려워지면서 부득이 가격을 올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