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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美 US스틸 완전자회사화 마무리…141억 달러 투입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6-19 15:07 게재일 2025-06-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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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18일 공식 완료했다. 약 141억 달러(약 18조 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지급하며, 1년 6개월에 걸친 인수 과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인수는 미국 대통령선거와 맞물린 정치적 변수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으나, 일본제철은 일관되게 100% 자회사화 의지를 관철했다. 일본제철은 주당 55달러에 US스틸 주식을 모두 취득했으며, 인수 완료와 함께 US스틸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 폐지됐다.

US스틸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유지하며, 사명도 그대로 쓰인다. 다만 일본제철 산하 미국법인인 ‘Nippon Steel North America’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를 총괄한 모리 다카히로 부회장 겸 부사장이 US스틸 회장을 겸임한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정부와 체결한 ‘국가안전보장협정’에 따라 황금주(거부권 부여 주식)를 발행, 미국 정부가 경영 주요 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정부는 US스틸 이사 1명 선임권과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 중추를 미국 시민으로 지정하는 권한도 확보했다.

일본제철은 2028년까지 약 1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신규 제철소 건설과 고로 개수, 품질 향상, 연구개발 거점 신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고급 강재 생산 능력을 높이고, 현지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미국 경쟁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알라바마주 소재 강판 제조업체 AM/NS 칼바트 지분을 유럽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에 1달러에 양도키로 했다. 이로 인해 약 2300억 엔 규모의 손실이 예상된다. 일본제철은 이번 지분 매각이 인수 승인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설명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일본제철은 미국 내 대규모 생산기지를 확보, 일본산 강재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에서 고급 강재를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기자회견에서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은 “경영 자유도와 수익성 확보에 만족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인수가 “일본제철이 세계 1위로 복귀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임을 강조하며 “US스틸은 재생의 유일한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모리 부회장과 기술진 파견을 통해 일본과 미국 현지 간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기술 및 인력 교류는 생산 효율성과 품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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