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적 후 첫 고척 등판 친정팀 맞아 6이닝 1실점
서울 고척스카이돔 마운드를 다시 밟은 아리엘 후라도(29·삼성 라이온즈)는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한 표정이었다.
2023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경력을 시작한 후라도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투수다.
그의 고척스카이돔 통산 성적은 33경기 13승 7패, 평균자책점 2.27로 같은 기간 고척스카이돔에서 5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심지어 올해 9월 제대를 앞둔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고척 성적(11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40)보다도 평균자책점이 좋다. '고척의 왕' 후라도는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고척 마운드를 지배했다.
그는 21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4승(4패)째를 챙겼다. 후라도가 고척 마운드를 밟은 건, 지난해 8월 25일 LG 트윈스전(7이닝 2실점) 이후 269일 만이다.
올 시즌 개막전인 3월 22일 대구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던 후라도는 이적 후 첫 고척 방문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기며 올 시즌 키움을 상대로만 2전 2승의 강한 면모를 보였다.
후라도는 1회 1사 3루 위기에서 임병욱을 삼진, 루벤 카디네스를 뜬공으로 처리한 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4회까지 가볍게 막았다.
팀이 2-0으로 앞선 5회에는 1사 후 전태현과 9구 대결 끝에 볼넷을 내줬고, 오선진과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여기서 이주형을 삼진, 임병욱을 땅볼로 처리해 불을 껐고, 이것이 후라도의 마지막 위기였다. 6회를 타자 3명으로 가볍게 처리한 후라도는 임무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성은 키움을 6-1로 제압하고 2연승과 함께 이달 들어 첫 연승을 수확해 하위권 탈출 발판을 마련했다.
후라도는 경기 후 "오랜만에 연승했는데, 이렇게 연승이 이어져서 예전 팀 순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4월까지 리그 2위를 달리며 한때 1위 LG 트윈스를 위협했으나 5월 들어 5승 13패의 부진에 빠져 하위권으로 처졌다. 2연승으로 반등한 7위 삼성은 5위 kt wiz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고, 4위 SSG 랜더스와는 2경기 차다.
후라도는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들에 집중하고, 남은 시즌도 매 경기 많은 이닝을 끌고 가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후라도의 성적은 11경기 71⅔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2.39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7위, 투구 이닝은 단연 리그 1위다. 후라도는 키움에서 뛰던 2023년 183⅔이닝으로 리그 3위, 지난해는 190⅓이닝으로 리그 2위를 차지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 이터' 후라도는 넉넉한 풍채에 걸맞게 올해도 이닝을 먹어 치우며 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탠다. 후라도는 익숙한 고척 마운드에 대한 편안함도 언급했다.
그는 "고척 마운드에는 충분히 적응되고 익숙한 느낌이다. 그래서 좀 더 잘 던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후라도는 "무엇보다 새로운 팀에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다"며 삼성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