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 해방’ 저드슨 브루어 지음 푸른숲 펴냄, 인문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감정적으로 불안할 때, 우리는 종종 음식에 대한 강한 욕구를 느낀다. 이러한 식탐은 단순한 배고픔 이상의 것으로,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이나 충동을 포함한다. 이는 뇌가 스트레스나 감정 상태에 반응해 특정 음식을 찾도록 학습한 결과다. 따라서 의지력만을 탓하며 억지로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뇌의 습관 회로를 이해하고 이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 중독 심리학 분야의 권위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저드슨 브루어 박사의 ‘식탐 해방’(푸른숲)은 식습관이 형성되는 기전과 이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다룬다. 그는 뇌 과학 및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식습관의 기전을 설명하며, 식품 산업이 어떻게 우리의 식습관을 조작하는지, 그리고 칼로리 제한이 왜 항상 효과적이지 않은지를 지적한다. 또한, 마음챙김을 통해 현재 순간에 집중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인식함으로써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식탐 해방’은 크게 이론 파트와 실전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Part 1. 식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는 뇌과학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우리 뇌가 식습관을 결정하는 기전을 먼저 살펴보고 소위 블리스 포인트를 자극해 우리를 음식 중독으로 이끄는 식품산업계의 꼼수와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칼로리 제한 식단 계획, 측정 및 추적 행위의 역설을 짚어주면서 ‘다이어트와 건강한 식습관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의지력’이라는 통념을 깨부순다.
‘Part 2. 식습관을 재설정하는 21일간의 도전’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비롯해 그간의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기존의 식습관 대신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습관을 구축할 솔루션을 제시한다. 문제가 되는 식습관 회로를 분석한 다음 이를 대체할 건강한 식습관을 새롭게 설정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안내하는데, 특히 ‘마음 챙김’의 효과를 연구와 임상을 통해 입증해 예일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마음 챙김 센터에서 교수직을 역임한 바 있는 저자가 소개하는 구체적인 실천법들은 지금 바로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만, 그 효과는 탁월하다.
저자가 제안하는 식습관을 바꾸기 위한 3단계는 △현재의 식습관 패턴을 분석하고 도식화한다 △뇌에서 식습관의 보상 가치를 바꾼다 △더 높은 보상 가치를 가진 행동을 찾아 새로운 식습관을 설정한다 등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 친절이다. 자신을 책망하기보다는 몸의 신호를 잘 듣고,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마음챙김과 자기 친절을 통해 우리는 식탐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