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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경주지사, 입찰 기준 변경으로 경주 건설업체 일감 박탈...업체들 거센 항의

황성호기자
등록일 2025-04-01 14:45 게재일 2025-04-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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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 이하 공사까지 경북 전역 입찰<br/>지사장 바뀌자 입찰방식도 변경<br/>경주지사 “공정성 확보 차원” 해명
:2억원 이하 공사를 경북 전역 입찰해 논란이된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독자제공
:2억원 이하 공사를 경북 전역 입찰해 논란이된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독자제공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올해 저수지 정비 관련 공사 입찰을 경북 전역으로 확대 공고하면서 경주지역 건설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존 지역제한 입찰에서 벗어난 이번 조치로 지역 건설 업체들이 더 큰 어려움에 직면케 됐다는 것이다.   

 1일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발주한 괘능수리시설개보수공사(1억3228만원), 명계지구 수리시설보수사업 준설공사(2억124만원), 화곡지구 수리시설개보수사업 준설공사(1억6493만원), 박달지구 수리시설개보수사업 준설공사(2억3835만원) 등 총 4건을 경북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 공고했다.

 종전 같았으면 이 가운데 추정 금액이 2억2000만원을 넘어가는 박달공사만 경북지역 입찰이 가능한 범위였고, 나머지는 경주지역 업체들을 대상으로 입찰이 진행됐었으나 이번에는 경주지사가 이번에 기준을 변경, 경북지역 업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해 적용했다. 

  그러자 많은 업체들이 입찰에 참가했고, 그 결과 괘능지구는 성주 C건설, 명계지구는 구미 D건설, 화곡지구는 의성 L건설이 각각 수주했다. 경주지역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던 것.  현재 적격 심사중인 박달지구 또한 안동 W건설이 수주해 사실상 외지 업체들이 싹쓸이 해 갔다. 

 경주전문건설협의회는 이번 조치가 명백한 지역 업체 배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의회는 “입찰이 경북 전체로 확대되면서 경주 업체는 단 한 현장도 수주하지 못했다"면서 "지금 외지 업체에 하도급을 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어차피 공사는 하도를 받은 경주지역 업체들이 맡아서 해야 할 상황인데 경주지사가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추정가격 2억원 이하의 전문공사는 시군 단위로 지역 제한을 둘 수 있다고 되어 있어 경주협의회의 소리 또한 설득력이 없지는 않다.  

 협의회 측은 “2023년 경북지역의 사업입찰 공고 37건 중 2억200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5건을 지역제한 입찰로 진행했고, 2024년에는 총 62건 중 18건을 지역제한 입찰 했다”며  변경한 입찰기준을 강하게 비난했다. 

 협의회는 경주지사도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번 입찰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반박한 협의회는 “입찰 범위 확대보다는 앞으로 형평성과 지역경제 보호라는 취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주 관내 업체로 제한해 입찰을 진행했지만, 올해초 지사장이 바뀐 이후 입찰범위가 경북 전체로 넓어졌다”며 “이로 인해  경주지역 업체들은 일할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관계자는 “입찰 범위를 넓히면 계약이 더 공정하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해 경북지역 전체로 확대했다”며 “지사장 인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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