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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상의 국가 애도기간 중 신년행사 강행…무엇이 그리 중요한가

황성호기자
등록일 2025-01-05 08:38 게재일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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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국민 애도 정서 무시한 처사”<br/>경주상의 “식전공연, 건배제의, 떡 케이크 전달식 등 제외 양해”

경주상공회의소가 국가 애도기간 중 신년 인사회를 강행해 눈총을 받고 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로 온 국민이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는 가운데, 경주상공회의소가 국민 애도 정서를 무시하고 지난 3일 보문단지 내 더케이호텔 대연회장에서 2025년 신년 인사회를 강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비롯해 주낙영 경주시장,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지역 인사, 상공인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월 4일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하고, 공공기관과 민간단체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을 비롯한 많은 경제계 기관·단체가 예정된 신년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포항상공회의소는 같은날(3일) 예정된 신년 인사회를 애도기간이 끝난 6일로 연기했다.

이같은 사회분위기와 달리 경주상의가 행사를 꼭 강행했어야 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도란 단순히 형식적인 행위가 아니라 사회전체가 슬픔을 나누고 서로가 고통을 나누고 힘이되어 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중요한 행위이다.

국가애도기간은 대규모 행사나 축제를 연기 또는 축소해 슬픔을 공유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경건하게 유지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하는 데 있다.

그러나 경주상공회의소 회장은 환영사 서두에 “예정돼 있던 식전공연, 건배제의, 떡 케이크 전달식 등을 제외하고 행사를 진행함을 양해바란다”고 변명하고 “올해는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해 경주 상공인이 앞장서고, 경주가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경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 참석자 A씨는 “대부분의 기관과 단체가 국가적 애도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목적도 없이 굳이 밥만먹는 행사를 강행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경주상공회의소 측은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신년 인사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며 “경북 지역에서도 포항을 제외한 모든 상공회의소가 일정대로 행사를 열었다”고 해명했다. 또 “행사를 갑작스럽게 취소하면 일정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러한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경주시민 B씨는 “경주상공회의소는 지역의 대표 단체로서 사회적 책임과 시민 정서를 고려했어야 했다”며 “행사를 강행한 결정은 국민의 애도 정서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무시한 처사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4일 애도기간이 끝나더라도 조문객 방문추이와 지역여건에 따라 운영을 자율적으로 결정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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