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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폭설 설산(雪山)안전 등산로 확보…울릉산악회·산악구조대·울릉119대원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4-12-23 11:20 게재일 202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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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을 하면서 성인봉 등산로확보를 위해 이동하는 울릉산악구조대와 울릉119안전센터. /울릉산악구조대
러셀을 하면서 성인봉 등산로확보를 위해 이동하는 울릉산악구조대와 울릉119안전센터. /울릉산악구조대

울릉도에 최근 폭설이 내리면서 성인봉(해발 987m) 등산로에 1m가 넘는 눈이 쌓이자 겨울 등산로 확보와 안전한 등산을 위해 울릉도산악구조대, 울릉119안전센터대원, 산악인들이 나섰다.

울릉군산악연맹 울릉산악구조대(대장 장민규)와 울릉119안전센터 산악구조대 대원, 울릉산악회(회장 조만수) 회원 등 15명은 21일 성인봉 눈길 등산로를 확보하고 안전한 등산로 안내 및 위험 경고 표지판을 설치했다. 

성인봉 등산로 위험지역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현수막 설치. /울릉산악구조대
성인봉 등산로 위험지역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현수막 설치. /울릉산악구조대

대원들은 이날 눈이 워낙 많이 쌓여 러셀(눈 쌓인 산을 등반할 때, 선두가 눈을 헤치며 길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대원들은 성인봉을 찾는 등산객들의 조난 방지, 안전한 등산로 확보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울릉산악회의 올 겨울들어 첫눈이 덮인 겨울 성인봉 등반을 시작했고 울릉산악구조대와 울릉119안전센터 대원들이  함께 참여해 힘을 보탰다.

자칫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 구간에 출입 통제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는 산악구조대원들. /울릉산악구조대
자칫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 구간에 출입 통제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는 산악구조대원들. /울릉산악구조대

겨울철 성인봉 등산로는 봄, 여름, 가을 등산로와 전혀 다르다. 눈이 최소한 1m 이상 덮여 있기 때문에 안전한 길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등산객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좌우를 조망하고 지형지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등선(릿찌)를 따라 등산로를 확보한다.

따라서 눈쌓인 겨울철 성인봉 등산은 여름철 등산로를 따라 등산을 하다가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성인봉 겨울등산로에서 매년 길 잃고 조난되거나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도 겨울등산로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성인봉 정상에 올라선 울릉산악구조대, 울릉산악회, 울릉119안전센터 대원들. /울릉산악구조대 
성인봉 정상에 올라선 울릉산악구조대, 울릉산악회, 울릉119안전센터 대원들. /울릉산악구조대

이날 겨울등산로 루트 확보 및 안전표지설치에는 장민규 울릉산악구조대장, 한광열 직전 구조대장, 박충길 울릉산악구조대교육팀장, 이경태·최희찬 (전 울릉산악회장) 산악구조대원 등 울릉도 최고의 겨울등산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울릉산악인들은 울릉119안전센터에서 준비한 등산로 유도 안내 밧줄을 성인봉 겨울 등산로에 설치하고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등산로 통제 현수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울릉도 산악구조대원들이 등산로  통제구역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울릉산악구조대
울릉도 산악구조대원들이 등산로  통제구역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울릉산악구조대

이들은 이날 겨울 성인봉 겨울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성인봉 겨울철 기본 등산로인 울릉읍 도동~(구)KBS 울릉중계소~사다릿골~팔각정~바람등대~성인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확보했다. 

울릉도 산악인 및 울릉119안전센터 대원들은 30~40분이면 진입할 수 있는 사리릿골까지 등반하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등산루트 확보에 애를 먹었다. 

겨울철 성인봉 등산로 루트를 개척하는 울릉119안전센터, 산악구조대, 산악회원들./울릉산악구조대
겨울철 성인봉 등산로 루트를 개척하는 울릉119안전센터, 산악구조대, 산악회원들./울릉산악구조대

이들은 중간 팔각정에서 점심을 라면 등으로 해결하고 다시 러셀을 하면서 새로운 겨울 등산로 확보에 나섰다. 구 KBS중계소~팔각정까지 겨울철 등산로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으나 팔각정~성인봉 정상으로가는 등산로는 완전히 다르다. 

일반 등산로는 팔각정에서 우측으로 비스듬하게 바람등대 방향으로 진행하지만, 겨울철에서 산봉우리(리치)를 향해 곧바로 올라가야 한다. 성인봉 눈길 등산은 준비없이 무턱대고 올라가다가는 길을 잃기 십상이다.

산악구조대원들이 통제구역 안내표식을 달고 있다. /울릉산악구조대
산악구조대원들이 통제구역 안내표식을 달고 있다. /울릉산악구조대

겨울철 눈이 워낙 많이 쌓여 있는 성인봉 등산로는 러셀을 통해 등산로를 확보해도 최소 1~1.5m 이상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러셀을 하지 않으면 등산을 할 수 없다.

특히, 울릉도주민들이 우산고로쇠 채취, 산 염소를 잡기 위해 가끔 발자욱 남기는 경우가 있다. 무턱대고 발자국을 따라 산행하다가는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울릉산악구조대원 머리 위쪽 나무에 등산로를 알리는 노란 안내 줄이 보인다. 눈이 많이 오면 로프가 뭍일 수도 있다. /울릉산악구조대
울릉산악구조대원 머리 위쪽 나무에 등산로를 알리는 노란 안내 줄이 보인다. 눈이 많이 오면 로프가 뭍일 수도 있다. /울릉산악구조대

울릉산악구조대와 울릉119안전센터는 성인봉 겨울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을 안전줄과 위험지역 표시 설치, 러셀을 몇차례 더할 계획이다.

장민규 울릉산악구조대장은 “성인봉 겨울 등산로 확보 안 된 눈길 등산은 설산 등산 전문가도 어렵다. 일반인 단독 등산은 절대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울릉산악구조대, 울릉119안전센터, 울릉산악회원들. /울릉산악구조대
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울릉산악구조대, 울릉119안전센터, 울릉산악회원들. /울릉산악구조대

장 대장은 “성인봉 겨울등반을 하려면 울릉산악구조대, 울릉119안전센터에 반드신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울릉119안전센터 관계자는 “울릉도 성인봉 설산 등산은 엄청나게 위험하다. 눈이 바람에 날려 안내표 및 구조 표시판이 눈에 묻혀 안보일 수도 있다. 성인봉 산행을 하려는 등산객들은 울릉119안전센터에 문의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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