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 설전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4년 국민의힘-대구·경북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구·경북(TK) 신공항 민간공항 내 복수 화물터미널 설치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 경북의원들과 홍준표 대구시장 간 격론이 벌어졌다. 홍 시장이 플랜B를 언급하며 신공항 건설예정지를 군위 소보·의성 비안에서 군위 우보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홍 시장은 “대구의 숙원 해결을 위해 이익집단의 억지와 떼쓰기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북도를 비판했고, 이에 경북의원들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반발했다. 급기야 경북의원들 사이에서 홍 시장에게 군위를 경북으로 돌려달라는 말까지 나왔고, 이에 홍 시장도 “가져가시라”고 응수하는 등 양측 간의 갈등이 폭발했다.
이날 예산정책협의회는 오전 10시 40분부터 1시간 넘게 공개·비공개로 열렸다. 홍 시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의성군과 경북도를 겨냥했다. 홍 시장은 “신공항과 물 문제, 군부대 이전 등 대구의 숙원 해결을 위해 이익집단의 억지와 떼쓰기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풀 수 없는 매듭은 잘라내야 하고, 곪은 종기는 터트려야 완치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형수(의성·청송·영덕·울진) 경북도당위원장은 “홍 시장이 ‘떼쓰기’를 말했는데 의성군의 화물터미널에 대해 하신 말씀이라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맞섰다.
이어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는 홍 시장과 경북 의원들 간 고성이 이어지는 등 거친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힘 박형수 경북도당위원장과 송언석(김천) 의원이 물류센터를 의성에 두기로 한 합의문을 거론하며 “소음 피해에도 불구하고 경북 발전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경북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왜 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이 과정에서 “그럴 거면 군위를 경북으로 돌려달라”는 말까지 나왔고, 이에 홍 시장도 “가져가세요”라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의원들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홍 시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경북의원들은 홍 시장의 플랜B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고, 홍 시장은 10월까지 국토부는 기본계획 고시에 맞춰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TK신공항 민간공항 내 화물터미널 설치 문제에 대한 갈등만 표출됐다. 결국 추경호(대구 달성) 원내대표가 마무리 발언으로 예산정책협의회를 종료했지만 홍 시장과 의원들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상기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경북의원들이 그동안 홍 시장에 대해 쌓였던 불만들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평가한 뒤 “이번 갈등으로 TK주요 현안들이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