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국회 존중 없이 국정 운영 성과 낼수 없다”<br/>대통령실 “특검·탄핵 남발하는 국회 먼저 정상화하고 초대를”
22대 국회가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임기 시작 후 96일 만인 2일 개원식을 열었다. 1987년 개헌으로 1988년 2월 제6공화국 체제가 들어선 이후 최장 지각이다.
정기국회 개회식을 겸한 이날 개원식은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6공화국 들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인 1일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며 “대통령을 불러다 피켓 시위를 하고 망신 주기를 하겠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각종 쟁점 법안과 탄핵안, 특검법 등을 강행 처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가서 연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선서를 마친 후 개원사에서 “뒤늦은 개원식을 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국회법상 의무인 국회의원 선서도 이제야 했다.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헌법이 정부와 법원에 앞서 국회를 먼저 명시한 것은 국회의 특별한 권한과 책임 때문일 것”이라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三權)은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면 분립(分立)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운영 성과를 낼 수 없다. 국회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개원식에 불참하고 야당 강행 처리 법안들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 국회 기후특위 구성, 인구전담부처 신설, 선거제도 개혁 논의 등을 여야에 제안했다.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정기국회는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다. 4∼5일에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9∼12일에는 대정부 질문, 다음달 7일부터 25일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여야 모두 민생 민법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2특검(채상병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4국정조사(채상병 순직 은폐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방송 장악, 동해 유전 개발 의혹)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2특검·4국조’를 모두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정기국회 내내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