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후보가 최다 득표를 기록하면서 수석 최고위원에 오르는 등 친한계 인물들이 지도부 전면에 배치됐다. 한 대표로선 측근인 장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이 지도부에 함께 입성함에 따라 우군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 중 장동혁·진종오(청년) 후보 2명과 더불어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1명을 선임할 수 있다. 즉, 최고위를 구성하는 9명 중 자신을 포함하면 4명이 ‘친한계’로 구성되는 것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당시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당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은 김재원·태영호·조수진·김병민 최고위원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으로 친윤 색채가 짙었다. 김 대표와 안정적 지도체제를 꾸리려면 최고위원도 친윤계가 선출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결과였다.
이번에는 신임 한 대표가 지도부 9명 중 4명을 확보하면서 당내 주류였던 친윤계와 대립하며 불안했던 입지를 떨쳐내고, 당 운영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게 된 모양새다. 특히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에서 안건에 대한 이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표결할 가능성이 있는데, 한 대표가 절반 가까이 표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현 대표 체제에 반대하는 4명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재로 전환하게 돼 있는데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당권 방어막’도 구축하게 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 도전까지 거론되는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당내 세력 기반을 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108명의 현역 의원 중 자신이 비대위원장 시절 영입에 관여한 비례대표 등 초선그룹 일부만 자신의 지지 세력이었지만, 앞으로는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당권을 쥔 대표로서 다선 의원들을 상대로 기반을 넓혀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당의 주류 세력이 현 친윤계에서 친한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또 잠재적 대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한 대표에 대한 견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