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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자중지란...탄핵 정국에도 내부 난타전

고세리기자
등록일 2024-07-11 17:03 게재일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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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권주자 간 신경전이 과열되면서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빠져들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대표를 필두로 윤석열 대통령과 4명의 검사 탄핵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음에도 위기의식보다는 내부 난타전에 여념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후보간 상호 비방이 거세지자 당 지도부와 선관위에서도 며칠 전 경고까지 했으나 선거를 앞둔 주자들의 네거티브 공방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원희룡 후보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 김경율 금감원장(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사실이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느냐”고 따졌다. 그는 “공천을 좌지우지하고 총선을 총괄한 한 후보는 네거티브라며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도 이에 대응하며 원 후보를 향해 “거짓 마타도어(흑색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노상 방뇨하듯이 오물을 뿌리고 도망가는 거짓 마타도어 구태 정치를 당원 동지들과 함께 변화시키겠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총선 고의 패배’ ‘노상 방뇨’ ‘배은망덕’ 등의 표현을 쓰며 서로를 향한 공격과 반박 메시지를 냈고 이전투구식 공방을 펼쳤다.


나경원 후보는 양비론으로 두 후보를 겨냥해 비판했다. 나 후보는 채널A 유튜브 방송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한 후보가 문자 무시 논란에 ‘당무개입’, ‘국정농단’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대통령 탄핵의 밑밥을 깔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를 향해서는 “(전당대회에)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왜 독립된 정치인이 못 되느냐. 국토부 장관으로 열심히 했으면 이제 스스로 독립해야지, 왜 맨날 업혀 가려고 하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역시 한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는 제가 원 후보에 더 앞섰다”며 “‘결승 후보는 나경원’이 확실해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상현 후보는 공방과 관련해 “한동훈, 원희룡 후보의 자해충돌이 전당대회 블랙홀이 돼선 안 된다”며 “김 여사 문자 논란이 블랙홀이 되어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보수혁신 논의를 집어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진화될 기미가 없자 결국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네거티브 공방이 확대될 경우 당헌·당규에 따른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당 선관위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마타도어성 사안들이 여러 억측을 낳으며 소모적인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거나 화합을 위한 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 선관위의 네거티브 금지 경고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8일에도 서병수 선관위원장이 광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직전 당대표 후보들에게 네거티브 공방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같은 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 역시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 과열에 우려를 표명하며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문자 논란 등 후보 간 공방으로만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여당이 반대 중인 각종 법안을 당론으로 정하는 등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민생회복 지원금 특별법을 비롯한 45건의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가져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역시 오는 19일과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청원’에 대한 청문회를 의결하는 등 대여 공세에 집중 중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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