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합동연설회, 野 저지·정면돌파·정권 재창출로 당심 호소<br/>또 김여사 문자·사천 등 공방… ‘보수텃밭’ PK 표심 승부 가를 듯
영남권은 국민의힘 당원 4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대구·경북(TK)과 더불어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표심이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서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당권 주자들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한목소리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약속하며 당심에 호소했다.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원희룡 후보는 “당과 정부가 하나 돼 함께 싸워야 거대야당의 방해와 폭주를 돌파할 수 있다”며 “당이 25년간 키워 온 사람, 국정경험이 많은 사람, 대통령과 신뢰에 기반한 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바로 원희룡”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국토부 장관 경력을 언급하며 “화물연대, 건설노조와 싸운 원희룡, 이제 당대표로서 민주당, 이재명과 싸우겠다”면서 “특검, 탄핵도 정면돌파하겠다”고 했다.
다음 주자로 나선 한동훈 후보는 “저와 윤석열 대통령의 목표는 완전히 같다”면서 “모두의 목표인 윤석열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게 ‘너를 이렇게 쓰고 버리기에 100일은 너무 짧다, 너라면 폭주하는 이재명 민주당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들을 하신다”며 “윤석열 정부를 지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당원 동지들과 국민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국회의원 당대표여야만 본회의장에서 직접 민주당을 저지할 수 있다”면서 “108명 의원과 단일대오를 이뤄 원내투쟁 전면에 나설 수 있는 현역의원 장수가 우리 당에 필요하다”며 경험 많은 ‘현역 의원’임을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 역시 “우리 당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면서 “윤심이 민심이 아니라, 민심이 윤심되는 국민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의 썩은 기득권을 폭파시키고, 당원중심의 정당, 국민을 섬기는 섬김의 정당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주장했다. 이날 무대 위의 당권 주자들은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는 자제했다. 다만 연설회 무대 뒤에서는 여전히 김건희 여사의 문자 논란 등으로 후보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원 후보는 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하는 총선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한 후보의 총선 책임론을 부각했다. 그는 “총선 승패의 가장 큰 갈림길, 승부처에 대해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문제의 당사자인 영부인이 비대위의 결정을 따른다고 논의하자고 하는데, 같은 테이블에서 대면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그것도 당무 개입이고 사적 개입인가”라며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설을 마친 한 후보가 기자들을 만나 원 후보의 비판에 대해 “어제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서워서 마타도어,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굉장한 태세 전환을 보였는데, 오늘 아침부터 다시 신나게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 이런 다중인격 같은 구태정치는 청산돼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총선 비례대표 사천(私薦) 의혹에 대해서도 “제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말한 뒤 (원 후보가) 계속 도망만 다니고 있다”며 “이렇게 오물을 끼얹고 도망가는 방식, 이것이 자랑스러운 정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는 심각한 범죄”라며 “기회를 드릴 때 진솔하게 사과하고, 이런 구태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반성을 공개적으로 하시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2일에는 대구(대구·경북)에서 합동연설회를 연다. 이후 15일 천안(대전·세종·충북·충남), 17일 서울(서울·인천·경기·강원)에서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19~20일 이틀간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를 실시하고, 21~22일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23일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