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간 경주 불국공원 일대에서 불법 영업을 해 온 무허가 노점상들이 모두 자진 철거해 경주시의 소통행정이 결실을 맺었다.
11일 경주시는 겹벚꽃 성지로 잘 알려진 불국공원 내에서 오랜 기간 무단 점유해 온 노점상 10여 곳이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무허가 노점상들은 불국공원 산책로에 매대와 물품 등을 버젓이 펼쳐 놓고 불법 영업을 해왔었다. 공원일대 도로를 점령한 노점상들은 불국공원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는 등 갖가지 민원을 일으켜 논란을 낳기도 했다. 특히 이들 노점상들이 파는 음식들이 식품위생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관계로 먹거리 안전에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이들을 철거시키는 것이 쉽잖았다. 몇번이나 철거에 나섰지만 노점상들의 항의가 거세 무위에 그쳤다. 그렇게 흐른 세월이 10여년. 최근 들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볼썽사납다며 다시 잇따라 민원을 제기하자 시는 이 문제 처리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무작정 단속에 나서게 되면 맞대결로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임을 파악한 시는 유화시책으로 방향을 정리했다. 행정 대집행 등 강제 철거를 진행하는 물리적 방법 대신, 무허가 노점상들의 자진 철수를 유도했다. 지난 2월부터 시는 노점상들을 상대로 계고장을 보내는 한편 지속적으로 설득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가 빛을 발한 건 두달쯤 지나서였다. 완강하게 버티던 노점상들이 결국 시 방침에 따르기로 한 것. 결국 지난달 말을 전 후로 불법 노점상들은 불국공원 일원을 다 떠났다. 10년 만의 깔끔한 정리였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불국공원 노점상 정비는 법과 원칙에 입각한 끊임없는 소통으로 이뤄낸 의미 있는 결실이다”며 “앞으로도 시민 중심의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불국공원 내에서 무허가 노점상들이 영업을 재개할 수 없도록 단속인력을 투입해 지속적인 지도 점검과 예찰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