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년 회견서 “사퇴 요구설 오해”<br/>출마 서명운동까지 등판론 본격화<br/>당내 당권주자들의 견제도 ‘속속’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한 전 비대위원장이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점심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한 전 위원장은 정치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 전 비대위원장 등판을 당연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 8일에는 일부 지지자들이 당사 앞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또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를 한달이상 연기하겠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대통령의 영수회담 물밑 접촉설이 제기되는 상황이 한 전 위원장의 등판에 유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친한계로 불리는 한 의원은 “전당대회 시점이 늦어질수록 총선 패배 책임론이 옅어지며 한동훈 등장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도 ‘한동훈으로 단결해야 한다’거나 ‘한동훈 등판은 시대소명’이라며 등판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총선의 패배에 대해 ‘정권심판론’ 때문으로 분석하는 이들이 많고 그 책임이 한 전 위원장보다는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점도 한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을 부추기고 있다.
총선 참패로 인해 불안한 보수 지지층이 ‘한동훈 팬덤’ 중심으로 결집, 한 전 위원장을 불러내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점도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 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당권 주자들의 견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총선 참패 책임에도 다시 나올 거라면, 차라리 그만두지 말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친윤’ 이철규 의원도 “우리가 선거에서 졌으니,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원내대표 선거에 불출마했다”며 한 전 위원장 등판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황 위원장을 향해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그냥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당권을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 임명하고 당대표 행세 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하나”라고 지적하는 등 한 전 위원장 책임론을 언급한 바 있다. /김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