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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사는 재미 ‘국화꽃 차 만들기’

이동주 시민기자
등록일 2023-12-07 18:15 게재일 2023-12-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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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생활 10년, 산과 들에 널린<br/>국화꽃·달맞이꽃 등 차 재료들<br/>독특한 색·향·맛 달라 풍미 더해<br/>시골살이 ‘차 한잔의 여유’ 만끽
하루를 그늘에서 말린 국화.

시골에 귀농·귀촌을 하면 즐겁고 재미난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나는 자연에 지천으로 널린 각종 꽃과 식물들로 차 만들어 마시는 재미를 즐기는 중이다, 그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도회지 태생으로 시골 생활을 몰랐던 아내도 나를 따라 귀촌 10년 차가 되었다.


어느덧 산과 들에서 얻은 각종 재료로 차 만드는데 재미를 익혀서 차 만든 데는 거의 달인이 다 된 아내다.


차 만들기를 위해 꽃을 채취하느라 여기저기 산과 들로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운동도 되고 다이어트도 되어 건강에도 좋다. 그럴 뿐만 아니라 만드는 즐거움과 마시는 즐거움도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차 만들어 마시는 재료는 제비꽃, 달맞이꽃, 칡꽃, 국화꽃 등의 꽃들도 있지만, 표고, 무, 비트, 방아, 허브 등등 자연과 논밭에서 얻을 수 있는 온갖 식물과 꽃들이 거의 다 해당이 되니까, 재료를 얻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지천으로 널렸다. 이렇게 많은 각각의 재료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색과 향과 맛을 지니고 있어서, 색다른 풍미를 즐길 수가 있으니 더없이 좋다.


오늘은 가을이 저물고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이 계절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국화꽃으로 차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동의보감에는 “가장 좋은 물이 새벽에 긷는 우물의 정화수이고 두 번째로는 찬 샘물인 한천수를 꼽으며 세 번째 좋은 물이 국화수라고 하였는데 그 성질이 온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는 물”이라고 하였다.


본초강목에서는 국화차를 오래 계속 마시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여 쉽게 늙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국화차가 몸에 좋다고 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혈액순환, 노화 예방, 숙취 해소, 어지럼증과 두통 해소 등 아주 좋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국화꽃 차.
국화꽃 차.

국화차 재료로는 대국이 아닌 꽃이 작은 잔잔한 국화로 만들며 산이나 들에 피는 산국이나 감국 등 야생 국화로 해도 좋다.

모두가 그 나름대로 맛과 향이 있으니까 취향대로 해도 좋겠지만, 같은 국화 종류라고 해서 여러 가지 꽃들을 한꺼번에 섞어서 하게 되면, 각각의 오묘한 풍미를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맛도 이상야릇하게 되니까 삼가야 할 주의사항이다.


시골에서는 마당 한쪽에 꽃차 만드는 국화를 심어놓으면 해마다 수확할 수 있으니까 크게 신경을 쓸 것도 없으니, 이것도 재료를 손쉽게 얻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집에도 아내가 국화차를 좋아해서 화단에 국화를 심어놓았더니 해마다 아주 샛노랗고 탐스럽게 피어나니까 관상용으로도 정말 좋아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도 하지만, 국화차 만들어서 마시는 즐거움도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렇게 핀 국화는 너무 확 펴서 꽃잎이 뒤로 젖혀지기 전에 깨끗하게 하나하나 정성들여 딴 다음 깨끗한 물에 살짝 헹궈서 그늘에다 하루 정도 두고 물기가 없이 약간 시들할 정도로 말려준다.


이걸 말리지 않고 곧바로 하게 되면 차를 만들었을 때 꽃의 색이 검게 변하게 되니까 반드시 말렸다가 하는 게 좋다. 하루를 그늘에서 말린 국화는 감초를 조금(한두 쪽) 넣고 끓인 물에 살짝만 데쳐서 건져낸다.


이때, 감초를 많이 넣게 되면 국화 향도 없어지고, 맛도 이상하게 되니까 감초는 조금만 넣어서 끓여야 한다.


데쳐서는 건진 국화는 물기가 많은데, 이때 물기를 짜지 말고 그대로 자연스레 물기가 빠지도록 한 다음 가정용 건조기나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약한 온도로 하룻밤을 건조 시킨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완전하게 말려서 적당한 용기에 담아두고 1년 내내 그윽한 국화 향이 나는 국화차를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국화차는 손님이 왔을 때 다과용으로 내놓아도 아주 운치 있는 대접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부부가 그윽한 국화 향이 나는 차 한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도란도란 대화도 나눈다면 부부 금실 또한 좋아지고 시골살이에 또 다른 멋이 아닐까 한다.


/이동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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