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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호출 독점… 폭탄수수료에 우는 택시기사들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3-10-10 20:04 게재일 2023-10-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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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장 점유율 93%에 이르고 포항도 90% 상회 예상<br/>전화 호출·다른 콜업체 이용 손님 매출에도 수수료 매겨<br/>세금 부담 늘리는 징수방법도 문제… 울며 겨자먹기 가입
포항에서 운행중인 카카오T 택시 / 구경모기자 
카카오T 택시

카카오T의 호출택시 시장 독점력이 매년 크게 강화되는 가운데 카카오사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불만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카카오T는 지난 2015년 첫 출시 후 빠른 배차와 택시 기사·이용자를 무료로 연결해 주는 무료 앱으로 주목 받으면서, 이후 호출택시 시장을 빠르게 독점해 오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카카오의 택시 앱 월 이용자는 1천167만5천862명으로, 전국 택시 호출시장 점유율 93%를 차지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에도 호출 택시업계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카카오 콜이 90%를 훌쩍 넘을 것”이라며 “카카오가 아니면 콜을 잡을 수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카카오T 멤버십에 가입한 택시도 급증하고 있다.


전국택시조합 포항시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포항에 카카오T 도입 첫해 전체 일반택시 2천860대 가운데 멤버십 가입 택시는 212대에 불과 했으나 3년이 지난 현재 810여대로 늘어났다.


법인택시는 현재 전체 600여대 가운데 460여대인 70%가 가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카오T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포항지역 및 전국 택시기사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현재  현재 카카오T를 이용하는 일반택시는 무료지만, 매달 총 매출 중 법인 3%, 개인 5%를 수수료로 낸 후 별도로 3만3천원을 납부하고 있다.


또 카카오사는 앱이나 전화 호출 등으로 발생한 가맹택시 매출 파악 시스템을 마련, 택시기사들이 길에서 태우는 손님(배회영업)과 다른 콜업체 이용 손님에서 발생하는 매출에도 수수료를 매기는 등 수익을 챙기고 있다.


포항의 택시기사 A(65)씨는 “처음에는 카카오T 수수료가 적어 부담이 없었으나 점점 높아져 현재는 살인적”이라며 “다른 대안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입할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여기에다 카카오T의 수수료 징수 방법도 ‘택시기사들에게 세금을 전가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택시 기사의 경우 총매출 20%를 먼저 카카오사로 송금하면, 카카오사는 운임수수료 5% 가량을 제한 후 3일 뒤 나머지 15%를 기사에게 되돌려 주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카카오사에서 되돌려 받는 돈이 매출로 잡혀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포항을 비롯한 전국의 택시기사들의 목멘 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자 각 지자체들은 공공택시호출 서비스 수수료를 내리거나 콜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카카오 독점에 대항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다.


포항시도 올해 공공택시호출업체 보조금을 9억원으로 증액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현장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한 편이다.


택시기사 B씨는 “시가 보조사업으로 콜택시 업체를 운영했으나 카카오T 도입 후에 사실상 도산된 걸로 알고 있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T 관계자는 “‘카카오 T 블루’는 현재 택시 호출 중개를 포함, 가맹회원사의 영업을 지원하고 있고 여객법 및 가맹사업법에 따라  ‘계속가맹금’은  받고 있으나  이로 인한  수익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개인택시 ‘해맞이콜’과 법인택시 ‘포스콜’ 등 공공택시 호출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카카오T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높아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타개책으로 두 업체 통합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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