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나이 많으면 운동도 못하나”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3-09-20 19:57 게재일 2023-09-21 4면
스크랩버튼
경주 5성급 호텔 피트니스센터 연회원 자격 ‘80세 미만 제한’ 논란<br/>어르신들 강한 반발… 호텔측 “안전사고 큰 부담… 부득이한 결정”
​​경주 보문단지 R호텔 피트니스센터 헬스클럽 / R호텔 홈페이지 ​
​​경주 보문단지 R호텔 피트니스센터 헬스클럽 / R호텔 홈페이지 ​

최근 경주의 5성급 호텔이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피트니스센터 회원 신청 자체를 받지 않는 등 연회원 자격을 금지해 논란이다.

경주 보문단지 R호텔은 지난 6월 수영장과 헬스, 사우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 연회원 신청 자격을 ‘18세 이상 80세 미만’으로 세칙을 개정, 어르신들의 이용을 막아 버렸다.


갑작스런 이 조치로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연회원권 갱신을 받지 못할 처지에 처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어르신은 “R호텔이 개장한 지난 90년 초부터 근 30여 년 째 연회원직을 유지한 ‘충성고객’이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다른 어르신은 “지금 100세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 건강관리를 잘한 노인들은 80살 넘어도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런 판에 나이 80을 기준으로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야말로 차별대우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호텔의 수영장과 사우나, 헬스 통합 연회원비는 현재 240만원이어서 지역의 유력인사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 호텔의 피트니스센터 연회원 신청 자격 제한으로 시중 목욕탕을 이용하는 노인들도 향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모양새다.


A씨는 “나이 들면 목욕탕 가서 목욕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자 아프지 않게 몸을 관리하는 하나의 방법인데 나이 많다고 출입을 제한하면 국가가 나서 노인 피트니스센터라도 만들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경주 보문단지 R호텔 피트니스센터 실내수영장 / R호텔 홈페이지 ​
​​경주 보문단지 R호텔 피트니스센터 실내수영장 / R호텔 홈페이지 ​

이에 대해 R호텔 측은 “정부의 중대시민재해처벌 강화로 불가피하게 제한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최근 개정된 관련법에 따라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란 것이다. 호텔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실내수영장에서 투숙객이 넘어지는 사고로 치료비에다 많은 합의금까지 지급했다”면서“어르신들의 경우 사고 위험 우려가 많아 부득이하게 회원 가입을 제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13세 이하 아동의 시설 이용 제한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 행위’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어 고령자에 대한 유추해석도 가능하나 인권위의 ‘권고’는 법적 효력이 없어 아직까지는 시설 측에서의 자의적 제한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60세 이상 고객 출입 금지 등 ‘노 시니어 존’ 등도 등장, 세대 간 논쟁이 커지고 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