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예천군 실종자 수색에<br/> 상륙돌격장갑차 6대나 투입<br/> 수색 시작 5분 만에 모두 철수<br/> 수중에서 해치 열 수 없어<br/> 당초 실종자 수색이 ‘불가능’<br/>“운송차량에 상륙장갑차 싣고<br/> 200여㎞ 왕복 이동은 코미디”
해병대는 지난 18일 오후 예천군 회룡포 일대 하천 주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상륙돌격장갑차(KAAV) 6대를 투입했다.
당시 해병대 측은 “호우로 강물이 불어난 예천군 한천과 석관천, 내성천 등에 KAAV를 집중 투입해 정밀수색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륙장갑차는 물결이 잔잔한 바다나 강, 저수지 등지에서나 기동이 가능한 군 장비다.
특히 상륙장갑차는 무거운 동체를 물에 띄우기 위해 엔진 마력수를 줄이는 등 성능을 대폭 낮춰 제작, 해상 전진 속도가 시속 13KM에 불과하다.
해상 속력이 느리다는 것은 파도 등을 견디는 ‘내파성’이 약해 유속이 빠르거나 파도가 거셀 경우 전복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도 국회에서“외국 상륙장갑차에 비해 KAAV의 해상 속도가 많이 느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수색 시작 5분만에 “하천의 유속이 빠르다”는 이유로 상륙장갑차는 철수했다.
여기에다 상륙장갑차는 수중에서 해치를 열 수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애시당초 실종자 수중 수색이 불가능했다.
군 일각에서는 “해병대가 구조작전에 투입도 못할 상륙장갑차를 운송차량에 싣고 200여km를 왕복한 것은 코미디”라면서 “만약 상륙장갑차가 유속이 빠른 하천에서 전복 됐다면 대형인명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병대를 제대한 박모(28)씨는 “지난해 힌남노 태풍 포항 오천 냉천 범람 때 침수지역에서 상륙장갑차가 구조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잔잔한 침수지역과 유속이 빠른 하천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병대 1사단측은 “상륙장갑차는 유속 제한만 없다면 정밀관측장비를 운용하기 때문에 유용한 장비”라며 “계속될 비로 인한 침수지역 인명 구조 상황을 예상, 장갑차를 투입했다”고 해명했다.
/구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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