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연일 집중호우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인명피해가 크고 주택이 매몰되고 도로가 물에 잠겼다. 이 재난이 하루빨리 수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기후위기 속에 우리나라도 이제 습하고 비가 많이 오는 동남아 날씨를 닮아가고 있다. 수시로 울리는 안전안내문자에 외출하기가 겁이 난다. 하여 안동의 원도심 동부동 골목길을 거닐어 보았다.
안동시 동부동은 옛 안동역과 가까이 있는 동네로, 안동의 동쪽에 있다 하여 동부동으로 불렸다. 마을 앞에는 안동의 관아가 있었으며 관아 안 수령의 관사에는 안동의 부신목(府神木)이 있었다. 이 부신목에 안동부사가 동제를 지냈다고 하고 그 풍습은 지금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어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안동시장이 제사를 지내고 있다. 부신목은 안동 웅부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고려말 홍건적의 난으로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난을 왔을 때 마을 입구를 동문거리라 불렀고 지금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또 옛날에 한 여인이 멀리 떠나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귓밥을 만지면서 기다리던 귀다리목 오솔길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원도심의 오랜 역사를 지닌 동부동 골목길을 찬찬히 거닐다 보면 텃밭에 달린 고추, 활짝 피어난 상추, 발갛게 익은 방울토마토가 달린 정겨운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두 잔 집’이라는 대폿집이 있었다. 그곳에서 술 한잔 하고 동문로타리까지 걸어 나와 헤어졌던 청춘들의 추억의 동부동 골목길에 오늘도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백소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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