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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서림지, 아름답던 옛 모습 온데간데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3-06-11 20:03 게재일 2023-06-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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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농어촌공사의 무관심에<br/>10년간 개발 지지부진한채 방치<br/>무너진 둑 흔적만 남아 기능상실<br/>쌓인 쓰레기 악취까지 흉물 전락<br/>공사 “현재 매각 위해 내부 협의”<br/>市 “시 매입 하면 바로 개발 착수”
포항 서림지가 무려 10년 이상 개발이 방치되면서 흉물화 되고 있다. /장은희기자

포항의 서림지가 시와 한국농어촌공사의 무관심으로 실제 10년 이상 개발이 지지부진한채 방치되면서 지역의 흉물화가 됐다.

지난 8일 오후 2시쯤 북구 흥해읍 옥성리 서림지는 과거 지역에서 물 맑기로 유명한 낚시터였지만 이날, 녹조가 낀데다 저수지 물이 오물처럼 뿌옇게 변해 있어 심한 거부감을 느끼게 했다.

저수지 둑 대부분은 무너져 둑 기능을 상실했고 흔적만 남은 둑 중간에는 큰 돌들이 여기저기 노출된데다 땅바닥 흙은 햇볕에 말라 누렇게 변색됐다.

서림지 입구에 있던 표지판은 사라져 버렸고 여기저기에 쌓인 쓰레기는 심한 악취를 풍겼다.

진입로는 형체를 찾기 힘들었고 서림지 가운데 위치한 팔각정 가는 길 바닥 데크는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서림지는 4만4천㎡(1만3천310평) 규모로 저수량은 약 5만2천t이다. 관리청이자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가 지난 2017년9월 서림지에 대한 저수지 기능을 용도 폐지했다.

당시 시는 서림지 개발에 무관심했고 공사의 경우 근시안적으로 저수지를 매립한 후 자체 건물을 지으려다 지역의 심한 반대에 부딪히자 무려 5년 동안 개발을 포기해 버렸다.

그러다 지난해 2월 포항시의 친환경 그린웨이사업에 서림지가 포함되면서 다시 지역의 주요 사업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시가 이 일대 개발을 위해 서림지를 매입하려 했으나 공사측과의 매매가 입장차로 다시 1년이 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다.

시는 지난해 인근 토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매입 대금 29억9천여만원을 제시했으나, 공사측은 “땅값이 너무 낮다”며 재감정 방침을 밝히면서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지역주민 박모(72)씨는 “처음에는 운전시험장을 짓는다고 했으나 지금은 개발이 오리무중”이라며 “서림지가 용도폐기 4년전부터 흉물화가 된 사실을 고려하면 방치된 세월은 무려 10년이 넘는다”고 비난했다.

공사 원흥연 팀장은 “현재 서림지를 매각하기 위해 내부 이사회 등 협의 중”이라며 ”향후 포항시의회의 승인도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포항시 그린웨이추진과 관계자는 “시가 서림지를 매입 하면 바로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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