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젊은 여성 떠나는 포항, 특단 대책 필요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3-05-09 19:29 게재일 2023-05-10 12면
스크랩버튼
  인구유출 경북도 내 두 번째로 높아<br/>  20~30대 여성 인구 감소 특히 심각<br/>“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 정책 초점을”
포항시 인구 50만이 무너지고 젊은층, 특히 청년 여성인구가 떠나고 있다. 이를 위한 정책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시민들이 죽도시장을 이용하는 모습.
포항의 젊은 여성들이 떠나고 있어 여성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도시인 포항은 경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하지만 지난해 인구 50만이 무너진 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5년간 1만8천797명의 인구 유출이 있었는데 경북도 내에서 안동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수 관련 통계에서도 노령인구는 늘어나는데 전체 인구는 줄어 젊은 층 인구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포항은 남자 비율이 높은 도시로 20~30대 청년 여성의 인구가 많이 감소해 대책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남자 인구는 25만3천278명이며 여자 인구는 24만6천576명으로 여성인구의 감소세가 수치로 뚜렷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포항시는 인구 50만명을 유지하기 위해 2021년도에 인구정책 기본 조례를 만들고 주소를 이전한 주민들에게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5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지만 끝내 인구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도시의 유출 인구는 사회 전반적인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일시적인 지원금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젊은 여성인구 유출은 공업도시가 갖는 공통점이자 일자리가 제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넘어가는 시대적 과도기에 겪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대학생 A씨(22·포항시 남구 해도동)는 “요즘 인기가 많은 미디어 관련한 영상 제작을 공부하고 있다. 나와 비슷하게 방송인이나 언론인이 되고 싶은 친구들은 ‘큰물에서 놀고 싶다’, ‘포항은 너무 작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서을로 올라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강모(36·포항시 남구 대이동)씨는 “제가 일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는 더 그렇다.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나 서비스직이 많아 단기간에 소모적으로 일하고 경력과 계약이 종료되어 지속성이 없는 일이 많다. 이런 일자리가 장기적으로 경력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대도시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결혼 후 포항으로 온 친구도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여성 친화도시로 재지정 되었는데 여성을 위한 정책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정책은 대부분 제조업에 머물러 있고 여성 정책은 주로 보육과 돌봄 제공에 머물러 있다. 이런 정책들은 청년 여성의 이탈을 막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청년 여성 인구의 감소는 인구 소멸과 직결되는 만큼 여성 일자리에 특화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인구 정책 전문가는 “좋은 일자리와 좋은 학교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 정주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여성의 인구가 중요하다.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