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회의서 지도부에 쓴소리<br/>당 지지율 하락세 등 녹록지 않아<br/>공천 룰 정비·인재 영입 서둘러야<br/>집권 여당 품격 맞는 언행 주문도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기현 대표의 당 운영 방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중진 의원들은 지도부를 향해 “읍참마속(泣斬馬謖) 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당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는 가운데 중진들이 한목소리로 당내 설화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주문한 것이다.
김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당 기강을 세우는 데 중진의원들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중진 의원들은 당내 주요 인사들의 발언 논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회부의장인 5선 정우택 의원은 3·8 전당대회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당 지지율을 거론하며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은 우리한테 녹록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지자체 선거이긴 하지만 최근 재·보궐선거 (패배)가 주는 시그널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하며 “당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집권 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은 힘들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것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비대위원장인 5선 정진석 의원도 “지지율은 ‘업&다운’이 있는 건데, 문제는 자신감”이라며 “해야 할 일을 즉각 적시 적소에 하는 것,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는 건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 읍참마속 해야 할 일이 발생하면 단칼에 해야지 주저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4선인 홍문표 의원도 “흘러들어오는 얘기로는 전광훈 목사가 20만, 30만 명을 우리 당에 심어 놓고 그 힘으로 당이 버티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서 빨리 수습해야 한다”며 “목사 손아귀에 우스워지는 당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 공천 룰 정비, 인재 영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 의원은 “총선에서 결국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가 관건이므로 바로 인재영입위원회, 인재발굴위원회를 구성해서 가동했으면 한다”며 “늘 보면 총선이 임박해서 사람들을 고르니 하다가 ‘그 밥에 그 나물’ 소리 듣고 공천하는데, 그러지 말고 1년 전부터 밀도 있게 사람을 발굴해 우리는 이런 사람들로 미래를 대비하고자 한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원칙을 빨리 확정해서 발표해야 하고 당협 (당무) 감사를 빨리해서 당원들이 승복할 수 있는 공천 틀을 만들어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도부가 시간을 놓치지 말고 빨리 챙겨달라”고 덧붙였다.
전임 원내대표인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도 “20대와 21대 총선은 우리 환경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공천 과정 잡음 때문에 진 케이스”라며 “우리도 당헌·당규에 따라 어떻게 공천한다는 원칙을 빨리 확정해 발표해야 한다. 공천 원칙에 적용할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당원들이 승복할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