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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국조’ 야 단독 실시 기형화 유력

김영태기자
등록일 2022-11-21 19:38 게재일 2022-11-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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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접점 못 찾고 극한 대치 계속<br/>3야, 24일 본회의 의결 강행 방침<br/>국힘, 의총서 국조 거부 입장 확정<br/>조사 시작해도 참여는 않을 방침 
21일 오후 국회 의장집무실에서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주례회동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1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두고 극한 대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은 이날 오전 11시 국정조사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조사 거부 입장을 확정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에 국정조사 범위와 특위 명단 등을 제출해달라며 설정한 ‘데드라인’인 이날 정오를 앞두고 여야가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연말 정국의 험로를 예고했다.

이같은 차이의 이면에는 내년도 예산을 다루는 연말 정기국회는 물론이고 내년부터 본격화할 2024년 총선 준비 국면에서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정치적 셈법이 작동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의힘의 경우 이번 국정조사가 아직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 등 여권의 지지율에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는 데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의 거취 등을 두고 야당의 정치 공세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경우 측근의 잇따른 구속으로 리더십 위기에 처한 이재명 대표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 ‘이재명 사법 리스크’로부터 여론의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도 분분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소집해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치고 나와 “국정조사는 앞으로 수사 결과를 보고 미흡하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취지로 국회의장실에 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예고한 대로 오는 24일 국정조사 계획서를 본회의에서 의결하더라도 ‘국정조사 열차’ 탑승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참사를 정쟁화하려는 의도에다 이미 특수본 수사를 통해 경찰 초동대처 미흡 등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야당이 단독으로 실시하더라도 국정조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자체적으로 꾸린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를 통해 진상규명 및 후속대책에 대한 이슈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위성곤·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와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는 국회 의안과를 찾아 국정조사 계획서를 제출하며 ‘강행 처리’에 시동을 걸었다.

야 3당은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여당 위원 자리를 비워둔 채 국정조사 절차에 들어가는 ‘개문발차’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1999년 1∼2월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경제청문회)가 당시 여당이던 국민회의와 자민련만 참여한 채 진행된 전례가 있는 만큼 단독 국정조사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김 의장을 향해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가 채택될 수 있도록 용단을 내려달라”고 압박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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