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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공포에서 의지할 곳은 정부뿐”

등록일 2022-11-08 17:00 게재일 2022-11-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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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면서 지난주(2일)에는 북한이 울릉도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울릉도에는 요격미사일도 없어 만약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쏘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날은 북한이 동·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25발을 연달아 발사했다. 6·25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은 최근 우리 주요 도시를 목표로 정해 발사시간과 장소, 비행거리를 수시로 바꾸면서 미사일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부산에 입항한 미 항공모함을 겨냥한듯한 거리만큼 동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하는가 하면, 백령도 부근 NLL을 북한 상선이 고의로 침범한 뒤 방사포를 쏘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 우발적인 전선(戰線)이 형성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국제정세도 심상찮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를 콕 집어 위협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푸틴이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언급할 때 그건 농담이 아니었다”며 ‘아마겟돈’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인류 멸망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이라는 단어가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것은 놀랍고 두려운 일이다. 최근 한·미 양국이 북핵 공격에 대비해 매년 ‘핵우산 훈련’을 하고 미국의 전략자산(핵추진 잠수함, 전략폭격기 등)을 한반도에 상시배치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전쟁위험이 크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한국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5가지 조건을 열거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그들이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선언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야당은 이태원 참사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며 내각 총사퇴를 거론하고,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집회에서는 대통령 퇴진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국가가 마치 ‘바람 앞의 등불’ 같다. 이 와중에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한미 합동 공중 군사훈련을 당장 멈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으니, 야당 정치인의 사고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조선이 일제의 침략에서 버티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대적(對敵)할 무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1884년 겨울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은 ‘갑신일록’에서 “창덕궁 무기고를 열었을 때 총과 칼이란 죄다 녹슬어서 처음부터 탄환을 장전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고 기록했다.

북한이 만약 핵전쟁을 유발할 경우, 여기에 맞서 대응할 무기가 없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북한의 도발은 계속될 것이다. 이제 핵실험을 넘어 예상치 못하는 수위로 도발해올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입맛대로 우리 국토를 미사일과 방사포로 유린하는 것은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도발해도 국제사회가 그들을 공격할 수 없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이 핵전쟁 공포에서 의지할 곳은 오직 정부뿐이다. 윤석열 정부는 정쟁(政爭)에 휩쓸려 시간을 허비해선 절대 안 된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북한의 핵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수단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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