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대표적 음식과 해양관련 상징물을 보면, 부산은 고등어, 제주는 옥돔, 울산은 고래, 영덕은 대게, 기장은 미역, 완도는 김을 떠올린다.
전국의 시어를 보면 지역과 관련이 있는 해양생물을 연구하여 지정하고 있다.
김종화 충남연구원 해양수산연구팀 책임연구원의 ‘충청남도 도어(道漁) 지정을 위한 사례연구(2017)’를 보면, 시어의 선정 기준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시어는 지역의 역사문화, 수산업 등 인문학적 요소와 관련이 깊은 ‘연관성’, 타 지역과의 차별적 요인을 가진 지역 수산물로서의 ‘차별성’, 행태-생태학적 특성 및 상징적 의미가 지자체가 지향하는 방향과 부합하는 수산물로서의 ‘상징성’, 지역을 대표하는 인지도가 대외적으로 높은 수산물로서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
부산은 고등어(2011), 거제도는 대구(2004), 영덕군은 황금은어(2008), 경남은 볼락(1997), 남해군은 감성돔(2011), 대전은 감돌고기(민물, 2014), 충남 보령은 참돔(2005), 금산군은 감돌고기(1999), 전남 부안군은 부안종개, 전남은 참돔, 전남 구례는 은어, 영광군은 참조기(2008), 함평군은 뱀장어(2009) 등을 시어로 하고 있다.
부산의 시어 고등어는 “태평양을 누리는 강한 힘으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약하는 해양수산도시 부산을 상징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고등어 축제가 열리고, 고등어빵, 캐릭터 ‘꼬등어’로 도시감성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런 도시 감성마케팅을 잘 하는 곳이 일본으로, 각 도시마다 고유한 바다생물을 도시 브랜드로 사용하며 축제와 각종 마스코트로 굿즈(goods)를 제작하여 팔기도 한다. 이시노마키시는 멍게가 대표적 예이다.
인근 경주의 시어는 가자미(2015)이다. 경주는 감포를 어촌정주 여건 개선 및 해양관광기반 조성을 위한 ‘감포읍 권역 거점개발사업’이 2018년부터 5개년 사업으로 진행중이다. 시어인 가자미를 활용한 풍물거리 조성뿐만 아니라 청년기획자들이 함께 ‘가자미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포항은 해양관광도시를 표방하고 대표특산품인 과메기가 있는데도 시어가 아직 없다. 아니 지정을 하지 않고 있다. 시어를 지정하기 위한 포항 지역의 인문학적 요소와의 연관성, 타지역과의 차별성, 형태·생태적 특성 및 상징적 의미로서의 상징성, 포항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성을 살릴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며 시어를 지정하고 이를 해양관광콘텐츠로 이어간다면 어떨까? 시어를 통해 포항이 가진 인문학적 정체성, 상징적 의미로 흩어져있는 자원을 모아서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져 ‘해양관광도시포항’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종숙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