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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소리’ 와촌 옹골찬농악단을 찾아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08-28 18:16 게재일 2022-08-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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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가락을 들려주는 와촌 옹골찬농악단.
문헌에 따르면 농악은 농촌에서 농부들이 두레를 짜서 일을 할 때 연행하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마다 고유의 특징을 갖는 형식으로 발달해 왔다고 한다.

경산에도 농악 전통을 이어가는 와촌 옹골찬농악단(단장 전영배)이 있다. 지난 주말 곧 열릴 갓바위축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 중인 옹골찬농악단을 찾았다.


옹골찬농악단 단원은 전영배 단장 외 28명의 하양, 와촌 거주민으로 이뤄졌다. 하양과 와촌은 물론 경산시 각종 행사에 참여해 흥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에 이들은 ‘경산시 행사의 감초’로 불린다. 그들은 갓바위축제, 전국체전, 경상북도 농악대전 등 굵직한 행사와 지신밟기, 풍년기원제, 정월대보름 행사 등 종횡무진 지역을 누비고 있다.


열정적인 활동 덕에 2019년 경상북도 농악경진대회에서도 입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들의 단합된 힘과 열정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전 단장은 “회원들은 모두 농사를 짓는 지역민입니다. 학원이나 교습소를 찾아 배울 여건이 안 되지요. 하지만 우리에겐 열정이 있습니다. 내 고향과 이웃의 단합을 위해 힘든 줄 모르고 밤을 새워 연습할 때도 많습니다”라며 “빠르게 가지 못해도 단단하게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겁니다”라며 환히 웃었다. 전 단장의 말에서 애향심과 자긍심이 묻어나왔다.


농사일의 고단함을 잊고 농악에 빠진 옹골찬농악단 대원 A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장단에 어른들의 주름진 얼굴이 펴지는 걸 보면 마법에 걸린 것처럼 힘이 솟아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서 농악이 풍물놀이인 동시에 봉사활동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느꼈다.


전영배 단장은 2019년 설립해 지금까지 농악단을 운영해온 어려움과 소망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전 단장은 “열악한 활동비가 문제입니다. 참여만으로도 고마운데 회비를 걷을 수는 없었습니다.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에서 어르신들이 고생한다며 주는 용돈과 시에서 지원해주는 100만원이 전체 예산입니다.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지요”라면서도 “어려움 속에서도 옹골찬농악단은 고향을 지키기 위한 계획이 있습니다. 경산시 청소년들에게 농악의 전통을 계승시키고 도시와 농촌간의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원으로 길러보고 싶습니다”라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분기별로 경로당을 찾아 지역·기업 봉사단체와 연계해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잔치를 열어주고 싶다는 것도 옹골찬농악단이 가진 꿈이다. 지역이 화합하고, 그 화합의 힘이 행복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그들의 하늘빛 꿈이 보기 좋았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 흐르는 땀이 옷을 적셔도 씩씩한 단장이 이끄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흥겨운 가락과 춤사위를 들려주고 보여준 옹골찬농악단과 만난 시간은 즐거웠다. 오랜만에 우리 가락 속에서 의미 있는 한때를 보냈다.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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