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핫한 관광코스인 황리단길 건너편. 동그란 타원형의 건물이 생겼다. 황금의 나라 신라를 보여주는 금관이 최초로 발견된 금관총이다. 금관총은 경주지역 신라 돌무지덧널무덤 중 유일하게 무덤 주인을 알 수 있는 고분이다.
지상 1층 규모 575.90㎡ 면적으로 신라 고분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금관총이 지난 16일부터 시범 전시에 들어갔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휴관일은 1월 1일, 설날, 추석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겼을 땐 문화재도 무사하지 못했다. 금관총 또한 일제에 의해 불과 나흘 만에 유물만 수습되어졌다. 그로 인해 봉분 대부분이 무너졌고 수많은 고고학 정보들이 사라져버렸다.
이후 94년 만인 지난 2015년 국립중앙박물관 주도로 재발굴 조사가 이뤄졌고, 7년간의 복원과 정비를 마쳤다.
경주시에 따르면 2015년 금관총 재발굴은 신라사 연구에 큰 성과를 안겨주었다. 마립간 시기(356~514) 신라의 정치 구조와 사회 성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돌무지덧널무덤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한다.
특이할 점은 고분 축조에 쓰였던 4m가 넘는 목조가구를 실물 크기로 재현하고 축조 기술을 전시관 내부 설계에 반영한 것이다.
건물 입구에는 금관총 보존 전시공간을 알리는 점자 안내판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문화재해설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바깥의 여름 햇살과 현대적 외관의 잔상이 사라지기도 전 시간 이동이라도 한 듯 과거 봉분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입구 쪽 모니터로 금관총에 관한 간단한 설명 동영상 감상부터 시작했다. 모니터 앞에 의자가 배치돼 있어 노약자들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구조다. 그리고 옆으로 손잡이가 달린 모니터 같은 낯선 기계가 있다.
해설사의 도움으로 증강현실로 구현된 돌무지덧널무덤 축조 과정을 볼 수 있었다. 화면을 정면으로 맞추면 자동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입구 우측으로 디스플레이 기계들이 놓여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총 4개 국어를 제공해 외국인들도 편하게 감상하고 있었다.
3개의 디스플레이 기계는 무덤의 주인으로 알려진 이사지 왕은 누구인가에 대해 4가지 가설과 금관총의 유적, 유물 등에 대해 차례로 알아 볼 수 있게 돼있다.
화면 크기와 사용방법, 내용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그리고 가장 안쪽에 모니터가 하나 더 있는데 축조과정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다른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관람객의 편의를 제공한 섬세함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박선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