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념비 옆에는 특별한 꽃이 심겨 있다. 바로 ‘안동무궁화’다. 일제강점기에 유림 선비들이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며 예안향교에 심었던 희귀 재래종 무궁화의 후계목으로, 1999년 한국 무궁화 품종 명명위원회에서 ‘안동’으로 명명해 ‘안동무궁화’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안동무궁화’는 앙증맞고 신비로운 자태로 인해 ‘애기무궁화’로도 불리며 예안향교에서 그 뿌리가 시작된 터라 ‘예안향교무궁화’로도 불린다.
안동무궁화는 일반 무궁화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고 꽃은 작지만 선명한 단심과 단아한 자태로 선비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꽃이다. 보통 무궁화의 크기가 7.5<E7AF> 정도인데 안동무궁화는 500원 동전 크기 정도다. 또 새벽에 피어나 해가 지면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보통의 무궁화와 달리 안동무궁화는 밤낮으로 4~5일 동안 꽃을 피우는 게 특징이라 한다.
독립운동의 혼이 깃든 나라꽃 ‘안동무궁화’를 보존·보급하고자,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3월 1일 순수 민간운동단체인 안동무궁화보존회(회장 민홍기)가 창립됐다. 안동무궁화보존회는 지난 5년간 맥이 끊길 위기의 안동무궁화의 품종 복원 및 보존을 위해 힘써왔고 안동 3·1운동 기념비 외에도 육사 시비가 있는 안동민속박물관 야외에 안동무궁화 동산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 28일에는 ‘독립정신의 표상, 안동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2022 안동무궁화 축전’을 열어 안동무궁화의 위상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안동무궁화는 현재 월영공원, 안동민속박물관 야외를 비롯해 예안향교, 병산서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임청각 앞뜰과 와룡초등학교, 안동초등학교 등 심겨 그 단아한 멋을 뽐내고 있다. 절개의 꽃 안동무궁화가 안동을 비롯한 전국 각지로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백소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