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상당수 피서객은 불안한 마음에 해변에서조차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는 사람 많이 모이는 피서지보다 한적한 계곡에서 조용한 피서를 즐기는 것이 좀 더 안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한적한 계곡을 다녀왔다.
녹음이 짙푸르고 장마가 끝나가는 여름. 봉화의 끝이기도, 시작점이기도 한 춘양면 우구치의 산길은 지저귀는 산새들과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한없이 듣기 좋은 피서지다.
봉화의 최북단으로 강원도 영월군과 접해있는 우구치는 골 따라 띄엄띄엄 집들이 자리하고 고랭지배추가 주작물인 한적한 오지 산골 마을이다. 백두대간 구룡산 1천345m, 민백산 1천212m, 산동산 1천179m에서 흘러내린 물이 우구치계곡을 만들고 더 내려가면 영월 내리천으로 연결이 되는 곳으로,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이기도 하다.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우구치계곡이기에 아껴두고 숨겨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봉화 백두대간수목원에서 88번 도로를 따라 영월 방면으로 도리기재를 넘으면 깊은 산골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우구치계곡이 도착한다. 붉은 몸에 용비늘 같은 껍데기로 치장한 춘양목이 먼저 반기는 곳이다.
골짜기 모양이 소의 입을 닮았다고 하여 우구치라 불리는 이곳은 한때 우리나라 2번째 가는 금광으로 많은 사람이 붐볐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조용하고 소박한 고지대 산골마을이다.
도리기재를 넘다보면 좌측에 금정수도라는 터널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광물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현재는 폐쇄됐다. 이 고개를 넘으면 호젓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나타난다. 거기엔 군데군데 자리를 잡은 텐트들이 보인다.
숲이 품어주는대로, 계곡이 자리를 내어주는 곳에 자리를 잡고 노지 텐트를 치면 온전한 자유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된다.
바위 사이를 흐르는 비단 같은 물줄기 아래로는 옥처럼 푸르고 넓은 소가 드리워 경탄을 자아내는 풍경이다. 캠핑카도 보이고, 피라미 잡는 가족들도 보인다. 평화로운 풍경이다.
마음 같아서는 한 사나흘 그곳에 자리를 잡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일상의 번잡함을 털어버리고 계곡 속에 묻혀 신선처럼 머물다 가면 어떨까?
우구치는 개발되지 않은 숨은 계곡이라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다 보니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곳이다. 한 번 오면 꼭 다시 찾는다는 우구치계곡.
바람에 스쳐온 소나무 향이 싱그럽고 옥빛 맑은 계곡물이 시원함을 주는 이곳은 고향마을의 어릴 적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계곡과 숲에서 피서를 즐기면서 가깝게 있는 백두대간수목원과 여름 산타마을을 방문해도 좋다.
산 속 맑은 공기, 맑은 물, 바람 소리, 산새들 소리 가득한 우구치계곡에서 코로나19가 주는 피로감을 씻어보면 어떨까. /류중천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