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한동대 교수 작업 마무리<br/>55경 명승 다룬 847개 작품 정리
포항의 명승을 노래한 55경 548명승의 한시 847수가 모두 번역됐다.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김윤규<사진> 교수는 2년에 걸친 작업 끝에 포항의 명승창화 한시 번역사업을 완료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포항은 열린 바다와 높은 산과 넓은 들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명승지가 있고, 이를 이름짓고 노래한 한시들도 많다. 이들 명승은 포항 10경, 흥해 8경, 오도 9경, 곡강 8경, 덕계 9곡, 방산 8경, 구룡포 8경, 대동배 8경, 입암 28경, 옥계 37경 등 각 지명에 따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각 지역마다 가장 빼어난 경치에 이름을 붙이고, 스승이 지은 시에 제자가 따라 짓고 조상이 읊은 노래에 자손이 따라 읊어서 시대를 이어 지어진 문화적 자산이었던 것. 포항의 선인들은 임진왜란 시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런 명승에 대해 이름을 붙이고 시를 짓고 그 시에 화답함으로써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문화적 성취를 보였다.
김 교수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포항에서 이름지어진 명승은 55곳에 548명승이며, 이를 노래한 한시는 무려 1천2수에 달한다. 김 교수는 포항시 문화예술과의 지원을 받아, 포항의 여러 문헌과 역사서와 개인의 문집 등을 조사해 한시를 수집하고 이를 현대어로 번역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원래 있었던 작품이 현재는 찾을 수 없는 경우가 155건이나 돼 결과적으로 번역한 작품의 수는 847건이 됐다. 이처럼 많은 작품이 후손과 후학의 무관심 속에 지금도 멸실이 진행되고 있어 정리 번역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윤규 교수는 “이런 좋은 문화자산이 지역의 후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며 “우리가 매일 지나다니며 바라보는 바다와 산과 들이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고 있고, 따뜻한 시인들에 의해 문학작품이 됐던 것을 발견하고 하나하나 읽어 이해한다면, 조상에 대한 공감과 자부심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