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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댐에서 즐기는 볼거리·즐길거리

박월수 시민기자
등록일 2022-06-07 18:08 게재일 2022-06-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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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댐 안에 있는 수락리 주상절리.
오랜 가뭄 탓에 댐 수위가 턱없이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다목적댐 중 가장 높은 곳(396m)에 위치한 성덕댐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은 원래 무계마을과 수락마을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던 하늘 아래 첫 동네였다. 수락이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물이 흔한 곳이어서 2015년 꼬박 8년에 걸친 공사가 끝나고 댐이 들어섰다. 댐 위를 14개의 다리가 지나는데 낮별이 발 담근 물빛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이 이곳 물줄기의 기원인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호수에 봄 가뭄이 찾아와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

이럴 때 만나는 귀한 절경이 있다. 수락 2교에서 바라보는 수락리 주상절리다. 잘생긴 돌기둥이 사열하듯 서 있는 광경을 온전히 보게 되었다. 평소엔 수위가 높은 탓에 세계 지질유산에 등재된 이곳 절리를 절반 정도도 볼 수 없었다. 1억 년 전 시간이 그대로 간직된 돌기둥은 화산재가 쌓여서 굳어진 용결 응회암이다.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는 동안 높은 열과 압력으로 인해 엉겨 붙었다가 식으면서, 몸피는 줄어들고 다각형의 돌기둥이 된 흔치 않은 절리다. 그런 까닭에 돌기둥에 새겨진 섬세한 무늬는 볼 수 없지만 미끈한 다릿발 모양이 켜켜이 포개진 형상이 볼만하다.


성덕댐을 끼고 면봉산 칼데라 지형이 지나는데 백악기 함몰 칼데라에 속한다. 칼데라는 화산이 분출하고 난 뒤 지하의 빈 공간이 내려앉아 만들어진 분지 지형을 말한다. 면봉산 칼데라는 지름이 약 10㎞에 이른다. 하지만 세월의 풍화를 거치면서 지금은 화구가 어디였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수락리 주상절리가 칼데라의 중심이었다는 건 확실하다고 알려져 있다.


솥단지 모양이라는 칼데라 안에서 쭉 뻗은 절리 구경에 한창인데 물 위를 나는 듯 걷는 새가 눈길을 끈다. 잠수에 능한 민물가마우지다. 요즘은 해안가가 아니라 내륙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다. 수면 아래를 가만히 지켜보니 바쁘게 헤엄치는 메기도 눈에 띈다. 이곳 호수가 가마우지의 놀이터 겸 먹이 공급처 역할을 하나보다. 부리를 디밀고 물속에 들어간 가마우지 한 쌍이 한참을 기다려도 나올 기미가 없다. 언제쯤 물 밖으로 나올지 지켜보느라 어느새 주상절리도 뒷전이다. 그러고 보면 가마우지의 자맥질이 세계 지질유산을 이긴 셈인가.


성덕댐은 주상절리 외에도 댐 아래 오토캠핑장을 갖추고 있다. 주변 개울에 수달이 여럿 놀아서 캠핑장 이름도 수달 캠핑장이다. 가족단위 손님이 많아 주말엔 예약을 해야 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넓은 축구장과 아담한 카페도 갖추고 있어 이미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영천을 거쳐 현서면 사촌리로 들어오는 길과 안덕으로 해서 오는 길, 두 갈래가 있다. 어느 곳이든 경관이 아름답고 한적해서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박월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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