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이 산화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단체가 있다.
포항 (사)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는 지난 2012년 6월 산남의진 제3대 의병대장으로 활동하다 순국한 최세윤 의병대장과 그 가족이 이룬 천하삼절(天下三絶 : 忠·孝·㤠)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지역민들에게 애국심과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자 창립되었다. 산남의진(山南義陣)은 구한말인 1906년부터 1910년까지 경북 영일과 영천, 청송 , 경주 일대의 백성들이 산남(문경새제 이남이란 뜻으로 영남 또는 교남과 같은 말이다)에서 일으킨 민간 항일저항운동 조직의 하나다.
고(故) 배용일 초대회장에 이어 제2대 박이득 회장의 뒤를 이어 제3대 회장에 취임한 이상준 회장은 “산남의진에 참여하여 투쟁하다 순국한 의병들의 행적과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선양하는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동안 각종 학술강연회를 비롯해 천하삼절 정신구현 추모축제, 미(未) 서훈 의병지사 포상 상신, 의병의 날 행사, ‘포항의 독립운동사’발간, 호국관련 한시 백일장 등을 개최하며 일제에 항거한 선조들의 의병정신을 기려왔다. 올해 3·1절에는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자료를 찾아 국가보훈처에 유공자 포상을 신청한 결과 3인의 독립유공자가 정부포상을 받게 되었다. 국가보훈처로부터 1906년 의병항쟁 병오(丙午)창의(倡義)에 가장 먼저 참여하여 참모로 활동하다 순국한 흥해 출신 정래의 선생은 ‘건국포장’, 산남의진 포영장(砲領將)의 임무를 수행한 죽장 출신 김순도 선생은 ‘애국장’, 청송서부지역 수호 전투를 이끌던 청송 출신 소모장(召募將) 남석구 선생은 ‘애국장’ 추서 결정을 통보받았다.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는 또한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에서 산남의진 제2대 정환직 의병대장이 체포 되던 날, 일본군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된, 이름을 알 수 없는 의병 3명의 합장묘에 매년 6월 6일 추모식을 올리기도 한다.
최기출 사무국장은 “선조들의 추서 소식을 알리고자 하나 후손들을 찾지 못해 알릴 길이 없어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조국광복을 위해 희생한 의병들의 자료를 찾아 영예를 되찾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호국의 달을 맞아 이름 없이 산화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의 귀감이 되는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 /이순영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