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中 봉쇄 등 영향<br/>물가상승세에 소비심리 위축<br/>정부의 구체적 안정대책 필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대구·경북의 소비심리지수는 102.4로 지난달에 비해 1.6포인트나 낮아졌다. 전국소비심리지수(102.6)와 비교해도 0.2가 더 낮다. 특히 생활 형편 지수가 지난달보다 4포인트나 낮은 수치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지역 봉쇄와 같은 물가 상승요인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생활 물가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포항시 북구 초곡에 사는 장 모(39·여) 씨는 “계란 값이 많이 올랐다. 계란 한판에 비싼 게 3천 원 하던 시절이 그립다. 지금은 8천 원이 넘는다. 특별한 걸 사는 게 아니라 평소대로 장을 보는데도 물가 오름을 실감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두 번 갈 거 한 번으로 줄여 쇼핑 횟수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까 해서 필요한 거 있을 때만 작은 마트에서 사거나 온라인으로 조금씩 사는데도 만만치 않다”며 한숨지었다.
장성동에 사는 전업주부 이 모(42) 씨는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기본 식자재값도 너무 많이 올랐고 아파트 관리비며 가스비도 마찬가지다. 장을 보러 가서도 오른 가격표를 한참 들여다보며 고민할 때가 많다. 자주 먹는 치킨도 배달앱으로 확인하니 한 달 전 가격보다 2천 원이나 올랐다. 아이 성적이랑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이제 맞벌이가 기본인가 싶다”고 푸념했다.
직장인 최 모(41) 씨는 “요즘 회식할 때도 소주 한 병값이 5천 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데 그것만 봐도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은 앞으로의 생활 형편마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나라 밖의 악재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까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정한 새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민생안정 대책에서 무엇보다 국민에게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외식, 주거·교육비 등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