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도레미 악단장’ 이진영 씨, 온정의 색소폰 재능기부 ‘눈길’<br/> 시장 상인·고객 위한 정기연주… 다문화가정·경로당 등 무료봉사도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일하는 이진영 씨는 경산에선 그가 가진 직업이나 본명보다는 ‘봉사하는 도레미 악단장’으로 더 유명하다.
색소폰을 배우게 된 동기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차 갔던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만난 색소폰 봉사단을 만난 이후부터였다고 한다.
그런 사연이 아니더라도 이씨가 근무하는 한국조폐공사의 적극적 사회공헌의식은 전국적으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경산화폐본부에 있는 봉사 동아리는 공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을 합해 10개가 넘는다. 그런 곳에 근무하고 있으니 그의 봉사정신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색소폰으로 빚어내는 재능기부 소리 봉사는 이씨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색소폰 봉사단을 만난 이후로 모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10년 동안 꾸준히 연습을 했고, 이제는 프로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사람들은 그의 연주를 좋아하고 즐긴다.
걸쭉한 입담에 가수 뺨치는 가창력이 더해졌고, 여기에 행사 사회를 보는 실력까지 뛰어나 각종 봉사 현장을 누비게 된 이진영 씨.
그는 정기 봉사로 경주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과 고객들을 위해 연주를 들려주고 있고, 부정기 봉사로 경산지역 다문화가정, 탈북민가정 등을 찾아 소외된 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노력하고 있다.
도심 외곽 경로당을 찾아가 벌이는 흥겨운 경로잔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모든 봉사는 자발적 무료봉사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봉사기금 마련을 위해서 때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 휴일을 모두 투자하기도 한다.
“온종일 연주하고 있으면 때로는 1천 원짜리 10장도 벌고, 때로는 5만원이 모일 때도 있어요. 많이 벌어도 10만원을 넘겨 본 적은 없죠. 하지만 액수가 중요한가요? 저는 한 명의 10만원보다 마음이 모인 100명의 10만원에 의미를 둡니다.”
이진영씨는 봉사문화의 확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끌어내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원봉사가 지향해야 할 대목이다.
“직장 선후배로 구성된 제자가 4명이나 생겼습니다. 혼자는 외롭지만 함께하는 동료들이 생기니 더욱 신이 납니다. 5인조 악단이 구성되면 더 다양한 활동을 할 겁니다. 5년 뒤면 퇴직을 해서 민간인으로 돌아갑니다. 그때는 시간도 넉넉할 테니 음악실을 차릴 계획입니다. 음악과 봉사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와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이지요. 퇴직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치매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운영하려 합니다.”
가정의 달 5월에 만난 도레미 악단장 이진영 씨. 세상이 어지럽고 각박하다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나눔을 삶을 실천하는 이씨 같은 이들의 헌신으로 5월이 더욱 아름답게 익어 가고 있다.
/민향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