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청송군 안덕면 소재 신성계곡이다.
청송은 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에 등재됐고 특히 신성계곡은 지질명소가 밀집돼 있는 구간이다.
방호 정자를 이고 있는 단애부터 공룡발자국 화석과 골부리 축제로 유명한 적벽 그리고 포트홀로 알려진 고와리 백석탄까지 한 번 와 본 이들은 꼭 다시 찾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신성계곡 초입부터 녹색길 탐방로가 시작되는데 총 11.3km다. 보현산이 시원인 신성계곡은 길안천 상류에 속한다.
걷다 보면 맑은 물속에 찰랑찰랑 몸 헹구는 낮별도 볼 수 있고 가끔은 꺽지 사냥을 즐기는 수달도 눈에 띈다. 푹신한 오솔길과 여기저기 놓인 징검다리는 탐방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빽빽한 숲과 기암괴석은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른 봄 암석 위 회양목 군락지에 피는 꽃은 양봉 농가의 밀원으로 소중한 자원이다.
녹색길 탐방로 제1구간에 한반도 지형이 있다.
공룡발자국 화석에서 한반도 지형 전망대 입구까지는 차로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도로변에 위치해 탐방로에선 살짝 벗어나 있는 구간이다. 지면에서 전망대까지는 160미터 거리로 10분 정도 걸린다. 가벼운 산행 정도로 누구나 오를 수 있다. 탕건 바위를 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은 꼭대기에 백두산을 닮은 듯한 봉우리와 멀리 능선들이 펼쳐져 있어 옛 고구려 땅이었을 법한 곳까지 상상하는 재미가 좋다.
전국에 한반도 지형을 닮은 곳은 총 다섯 곳이 있다. 영월 선암마을과 진천 초평저수지, 옥천 둔주봉 전망대와 동강 병방치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 그리고 신성리 한반도 지형이다. 둔주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은 오목거울로 바라봐야 한반도 모양이 제대로 보인다. 초평저수지 한반도 지형을 제외하면 모두가 감입곡류천에 형성된 지형이다. 물돌이 구간에 형성되는 하천을 감입곡류천 혹은 뱀이 기어가듯 구불구불하다고 해서 사행천이라고도 하는데 산과 하천이 발달된 우리나라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성리 한반도 지형은 발견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잦지 않은 곳이다. 호젓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천지에 초록이 눈부시다.
마음 맞는 벗들과 마스크 벗어던지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신성계곡 녹색길 따라 맑은 공기 마시며 맘껏 이국적인 정취를 만끽해보면 어떨까 싶다. 계곡물에 빠져 노는 낮별도 구경하고 “홀딱 벗고 홀딱 벗고”하며 운다는 검은등뻐꾸기 소리 들으며 깔깔깔 웃어보는 것도 좋겠다.
더불어 신성리 한반도 지형을 바라보며 그동안 움츠렸던 몸을 쫙 펴고 원대한 꿈을 설계해 본다면 더없이 멋진 여행이 되겠다.
/박월수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