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벌레가 붙었나보다 예사롭게 지나쳤는데 남편이 보더니 박쥐같다고 한다. ‘박쥐는 동굴 같은 어두운 곳에 사는 동물이 아닌가’하며 웃었는데, 자세히 보니 박쥐의 모양새와 비슷하다.
자료를 찾아보니 몸길이는 4~5㎝ 정도로 천장 아래, 또는 오래된 건물 지붕 안쪽에 매달려 사는 집박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집박쥐는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종으로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많이 분포한다. 등은 어두운 갈색이고 배에는 잿빛을 띤 털을 가지고 있다. 해가 진 이후 강가나 저수지 주변, 논이나 밭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주택가 근처에서 활동을 한다.
집박쥐는 체온 유지를 위해 건물의 벽 틈이나 지붕, 처마 틈 사이, 갈라진 시멘트 공간을 서식지로 이용한다. 특이하게 집박쥐는 해충을 먹고 살아가는데 박쥐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농경지 내에 사는 집박쥐는 벼 해충을 잡아먹어 친환경 농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집박쥐는 11월부터 3월까지 동면을 취하고 6월 중순에는 새끼를 출산하기도 한다. 번식기인 여름철에 새끼를 돌보는 소리에 사람들은 가끔 다른 동물로 착각하고 구조 전화를 하기도 한다.
새끼는 태어나서 10일이 지나기 전에 눈을 뜨고 3주가 지나면 스스로 먹이 활동을 시작하며 8월 말이 되면 어미와 비슷한 크기로 성장한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주거환경의 변화로 서식지가 점차 사라져 우리 집까지 날아온 것은 아닐까? 방충망에 붙어있는 야생생물인 집박쥐를 억지로 떼어내거나 충격을 가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 구조센터에 연락해서 안전하게 떼어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공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