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과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는 잊혀져가는 보부상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이를 봉화의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봉화 보부상 연구학술용역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봉화 울진지역엔 아직도 보부상과 관련된 자료와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울진 소광리 조령 성황사, 두천리 내성행상 불망비, 봉화 물야면 오전리 보부상촌과 합동위령비 등이 그것이다.
특히 조령 성황사에는 1868년 제작된 16개의 현판에 봉화 보부상의 조직, 직책이 잘 드러나 있고, 봉화 상무사엔 1903년 차정서가 남아 봉화 울진장시를 관할한 역사를 전하고 있다.
봉화 오전리에는 보부상 합동위령비가 있으며, 매년 음력 9월 말에는 추모 제사를 올리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는 봉화보부상 한마당 축제도 열리고 있다.
조선 보부상의 고유한 의식과 풍속은 그들의 옷차림, 인사법, 엄격한 직업윤리, 한국의 고유한 상인문화를 보여준다.
봉화 보부상은 봉화 울진간 십이령을 오가며 울진에서 나오는 소금 생선, 미역 등 어물을 봉화장, 춘양장, 소천장, 후평장 등에 팔고, 봉화에서 생산된 콩, 담배, 대마 등 곡물을 울진 흥부장, 매화장, 울진장 등에서 장사했다. 봉화군과 울진군 두 개 군의 장시를 관리한 것이다.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는 2015년 결성돼 십이령 행상길 답사, 보부상 마당놀이, 전국 보부상 관련 견학, 방송 촬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통의 보존과 계승의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봉화 보부상 마당놀이는 60여 회 공연을 통해 잊혀져가는 봉화 보부상의 고유 전통문화를 알리고 계승해왔다. 50여 명의 회원과 20여명의 마당놀이 단원들은 열정에 가득 차있다.
봉화 보부상 마당놀이는 다섯 마당으로 짜인 공연이다. 거리 행렬과 열두 고개(십이령)를 힘들게 넘어야 했던 삶과 애환이 담긴 신세타령, 시장에서 사람을 모으기 위해 불렀던 장타령, 각설이 타령 등 시장 이야기를 재미난 익살과 해학으로 엮었다.
평생 지게를 지고 살아야 했던 보부상들이기에 지게로 만든 상여로 지게상여놀이를 구성진 상여소리로 풀어낸다.
보부상들의 안식처 같은 주막의 풍경, 주모의 입담과 홀아비로 늙어가는 보부상들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와 타령이 이어지고,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놀이로 마무리된다.
무거운 짐보다 더 무거운 삶의 무게를 젊어지고 살았던 보부상의 애환과 험준한 십이령을 넘으며 살았던 이들의 삶은 마당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보부상은 나라가 위급할 땐 전쟁터로 달려갔고, 동료가 병들면 치료해주었으며, 규율을 어기면 엄히 다스렸다. 또한 죽으면 장례를 치러주는 보부상들의 특별한 문화는 소설이나 드라마의 주제로 이용됐다. 하지만, 이제 그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
이에 봉화군과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는 ‘봉화 보부상 마당놀이’를 통해 보부상 문화를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봉화군은 앞으로도 보부상 문화를 군의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해 21세기에 어울리는 콘텐츠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