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은 2017년 5월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특히 주왕산엔 기암 단애를 비롯해 주방천 페퍼라이트, 연화굴, 용추 협곡, 용연 폭포, 급수대 주상절리 등 지질 명소가 산재해 있는 곳이다. 1976년 3월 30일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7천만 년 전의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은 용결 응회암의 특색 있는 경관은 수려해서 대한민국 3대 바위산중 하나로 손꼽힌다.
주왕산의 랜드마크인 기암을 배경으로 서 있는 대전사는 빼놓을 수 없는 포토존이다. 주왕산을 찾는 이는 누구나 이곳에서 인증숏을 남긴다. 은해사의 말사에 속하는 대전사 경내에는 보물 제1570호로 지정된 보광전이 있다. 조선 중기 이후의 목조건축양식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내부 단청과 벽화는 회화성이 돋보이는 빼어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왕산 산행을 위해 이곳을 통과하는 이들은 정작 보물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약 10여 년 전, 청송군에서 대전사를 우회하는 도로 개설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주왕산 탐방객들이 대전사 입장료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 주원인이었으나 상가번영회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SNS상에는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받는 입장료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지만 ‘거대’ 사찰에서는 꿈쩍도 않는다. 대전사는 오히려 올해 입장료를 더 올렸다.
비 내리는 평일 한산한 대전사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 식당 아주머니 한 분이 “잘 다녀오셨어요” 인사를 한다. “입장료가 너무 비싸요” 하니 “안 그래도 몇 팀 기분 나쁘다고 안 올라가고 돌아갔어요”라고 한다. 지역 주민 임 모 씨(67· 여)는 “절 구경도 안 하고 뒤로 돌아서 산에 가는데도 입장료를 내는 건 억울합니다. 대전사 주지가 주왕산 주인도 아니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청송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주왕산 국립공원 진입로 개선은 시급하다.
/박월수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