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4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대선 사전투표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돼 고령층을 중심으로 투표율이 뚝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확진자 추세라면 사전투표일이나 9일 본선거일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오미크론에 감염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선관위가 확진자와 격리자를 위해 별도의 투표시간을 마련했지만, 기저질환자나 병세가 좋지 않은 유권자들은 투표를 꺼릴 확률이 높다.
사전투표가 조작가능성이 있으므로 선거일인 9일 당일에만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퍼지는 것도 국민의힘으로선 안타까운 부분이다.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사전투표 부정이 있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사전투표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의힘 주지지층인 보수층과 60대이상에서 사전선거를 부정선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실제 지난 4·15총선 당시 투표용지 출력 과정에서 다른 투표용지와 겹쳐 인쇄(배춧잎 투표지)됐거나, 투표용지 고정을 위해 부착한 화살표 모양 스티커가 함께 인쇄(화살표 투표지)된 경우가 있어 부정선거 논란이 있었다. ‘요즘 세상에 부정선거가 어떻게 가능하냐’는 생각이 우리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유튜브를 통해 지난해 총선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국민의힘으로선 유권자 모두가 사전투표든, 본투표든 투표를 하기를 바라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박빙승부가 예상되는데다 유권자 절반 이상이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투표율은 승패를 가를 최대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윤 후보도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사전투표, 반드시 해 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이 후보 지지층에서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전투표에서는 코로나 확진 및 밀접접촉으로 인한 격리자도 투표할 수 있다. 중앙선관위는 선거일 당일 치러지는 본투표일과는 달리, 사전투표는 이틀간 진행되는 만큼 둘째 날인 5일 확진·격리자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유권자가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을 갖는 것에 대해 해소해 줄 책임이 있다. 이와관련, 중앙선관위 측은 “소위 ‘배춧잎 투표지’나 ‘화살표 투표지’는 투표사무원의 부주의나 인쇄 과정에서의 오류에 의한 것으로 부정선거와 무관하고, 정규 투표용지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투표용지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 투표자를 역추적하거나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일각의 소문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유권자들은 투표 관리의 투명성과 방역의 안전함을 100% 믿고, 사전투표든 본투표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민의(民意)가 왜곡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