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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태양광 셀 사업’ 구미공장 철수키로

김락현기자
등록일 2022-02-23 20:57 게재일 2022-02-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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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태양광 셀·모듈사업<br/>  적자 이유로 6월까지만 영업<br/>“선택과 집중으로 미래에 집중”<br/>   600명 직원 타지 재배치 예정<br/>  포스코 이어 지역경제 먹구름

삼성과 LG전자의 출발지로 우리 나라 전자산업 세계화의 본거지였던 구미의 산업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TV와 무선전화기 등 핵심전자산업의 대부분이 구미를 떠나갔다. 특히 LG전자는 앞서 휴대폰 사업을 포기한데 이어 태양광 셀 및 모듈(이하 태양광 패널) 사업의 철수를 결정했다.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포스코가 지주사(포스코홀딩스)를 서울에 설립해 포항을 떠나기로 한데 이어 구미를 대표했던 LG전자마저 구미사업장을 잇따라 철수하면서 경북지역 대표 산업도시인 포항과 구미가 지역 발전 동력을 상실하며 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어 구미국가공단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 사업을 오는 6월 30일 자로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N 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저가 제품 공세에다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면서 사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됐다.


LG전자는 미국 위주로 태양광 사업을 운영해 왔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1%대였던 터라 LG전자의 사업 철수가 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2019년 1조1천억원 대의 매출은 2020년 8천억원 대로 하락했다. 작년 한해에만 250억여 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태양광사업 철수 결정은 LG전자가 최근 수년간 강화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해에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장기 적자 끝에 종료한 바 있다.


LG전자는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태양광 패널 사업 직원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을 다른 사업본부 또는 LG 계열회사에 재배치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가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기로 한 만큼 이들 사업에 구미사업장 직원들이 재배치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미공단에는 LG전자의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사업만 있어 600여 명의 직원들 중 상당수의 직원들이 평택이나 창원 등의 사업장으로 재배치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그간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해서 검토해 왔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미사업장 직원들은 구미지역에 있는 LG계열사에 우선적으로 재배치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A/S 등 필요 물량을 고려해 구미사업장에서 2분기까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한다. LG전자의 태양광 사업 철회는 국내 태양광사업 기반 붕괴로 이어지는 등 국내 경제 전체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전년보다 3∼4배 오르며 사업 비용 부담이 커져 LG전자의 철수에 결정적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무지막지하게 생산 능력을 확장해 가격 경쟁력과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시장 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이 버티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한국 업체들이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 생존을 위해선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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