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절골 물이 내를 이루는 부일 마을에는 특허받은 미나리가 있다. 여름에 파종한 후 초가을에 뽑아 뿌리를 깨끗이 씻어 저온 저장고에 한 달간 잠을 재운다. 10월에 다시 깨워 모를 심듯 하나하나 심어 70일이 지나면 수확한다. 이식 아사기란 이름표를 단 미나리는 줄기가 굵고 식감은 아삭하며 진한 향이 특징이다.
“미나리는 잡초처럼 아무데서나 막자라니까 누구든지 다 뽑아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다 뽑아 먹구 건강해질 수 있어. 미나리는 김치에도 넣어 먹구 찌개에도 넣어 먹구 국에도 넣어 먹구 미나리는 아플 땐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 원더풀이란다.”
영화 ‘미나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그처럼 미나리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식물이다. 청송의 맑은 거랑 가에도 흔하게 돌미나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계절엔 따로 재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그러니 아무 음식에나 마구 넣어 먹기도 힘든 귀하신 몸이다. 다만 “아플 땐 약도 되고”란 말에는 언제든 공감한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갈증을 없애고 머리를 맑게 한다고 나온다. 이 외에도 해독 작용이 뛰어나고 간 기능 향상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며 혈액을 맑게 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미나리는 차가운 음식에 가까우므로 몸이 냉한 사람은 익혀 먹는 것을 권한다. 삼겹살과 함께 구운 미나리는 더없이 잘 맞는 궁합이다.
주왕산 청정 미나리는 최상품은 1㎏에 2만원, 하품은 1만2천원에 판매한다. 미나리를 다듬는 작업이 더뎌서 손님이 직접 다듬어 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박월수 시민기자